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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탈원전 등 정책 홍보" 산업부, 1억들여 팟캐스트 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산업통상자원부가 탈(脫)원전 반대 여론에 대응하는 등 정책 홍보를 위한 ‘팟캐스트(오디오)’ 채널을 론칭한다. 장관급 정부 부처에서 유튜브 같은 동영상이 아닌 순수 오디오 콘텐트를 대외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산업부가 처음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인스타그램 오픈 예정 #각 부처, 동영상 직원 채용해 SNS 소통 강화

산업부는 ‘이건 이렇습니다’ 식으로 정책을 알리는 형식의 팟캐스트를 ‘팟빵’과 산업부 공식 SNS 등을 통해 이달 말 론칭한다고 22일 밝혔다. 예산 1억원을 들여, 월 2~4회 진행할 예정이다. 1회는 23일 서울 삼청동 스튜디오에서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분쟁에서 일본에 역전승한 산업부 고성민(35) 통상분쟁대응과 사무관과 관계 부처 공무원들이 나와 해당 판결에 얽힌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식으로 녹음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팟캐스트와 동영상 제작을 더한 콘텐트를 만들 것”이라며 “산업부 실무자와 간부가 나와 인터뷰하며 뉴스를 ‘팩트체크’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팟캐스트 제작을 주도한 곳은 산업부 ‘에너지 전환 소통 TF(태스크포스)’가 전신인 '홍보 TF'다. 탈원전을 비롯한 산업부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소극적인 보도 해명만으로 부족하다. ‘가짜 뉴스’에 적극 대응하라”고 지적해 탄생한 조직이다. TF가 팟캐스트 1회를 WTO 대응팀으로 잡은 건 국민 여론이 좋아서다. <중앙일보 4월 22일 자 종합 2면 참조> 2회는 동대문 패션 산업, 3회는 수소 경제가 예정돼 있다.

이후에는‘탈원전’ 소통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TF 관계자는 “산업 전반의 다양한 이슈를 염두에 두고 있다”라면서도 “에너지 전환(탈원전) 정책도 정부가 추진하는 중요 정책이기 때문에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팟캐스트 콘텐트를 탈원전 홍보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최근 산업부가 추진하는 정책 중 언론 비판이 집중되는 부분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다. 찬반이 엇갈리는 이슈에 대해 정부의 입장만을 강조하는 홍보장이 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팟캐스트인 만큼 논쟁이 있는 이슈에 대해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수단이 되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TF 관계자는 “팟캐스트의 장점은 많은 양의 콘텐트를 부담 없이 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쉽고, 재미있고, 임팩트 있게’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국민 소통 접점을 늘리는 건 좋지만, 보도자료같이 딱딱한 정부 정책을 팟캐스트로 챙겨 듣도록 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산업부는 바로 해명에 나섰다. 박기영 산업부 대변인은 “국민들이 수긍하는 긍정적인 이슈에 대해, 다소 어려운 산업 관련 주제를 알기 쉽게 풀어 알리자는 게 취지”라며 "에너지 전환도 중요한 산업부 정책이기 때문에 주제로 다룰 수는 있겠지만 탈원전 홍보 만을 위한 팟캐스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중앙 부처 장관급 최초로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개인 계정을 여는 것을 준비 중이다. 인스타그램은 사진ㆍ동영상 콘텐트가 중심으로 주사용 연령대가 10~30대 젊은 층이다. 그가 참석하는 행사 소개 등을 포함해 경제 현안에 대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 등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이는 재벌 규제 등 논쟁이 활발한 현 정부 정책을 젊은 층에 집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부처별로 동영상과 그래픽을 담당하는 직원(5급ㆍ6급) 채용에 나서는 등 SNS를 통한 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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