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 의원이 밝힌 「수사 이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0일 저녁 풀려난 이철용 의원 (평민)은 자신에 대한 혐의가 풀린 탓인지 몹시 상기되고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다음은 회견요지.
-조사는 어디서 받았나.
『김원기 전 총무 등과 함께 8일 저녁 모 호텔에서 안기부 수사관 3명을 만났다. 거기서 어디론가 갔는데 가까이 가자 눈을 감으라고 하고 신문으로 앞을 가렸다. 2분 정도 뒤 가정집으로 보이는 곳에 도착했는데 이것이 「안가」라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조사는 어떻게 했나.
『모두 7시간정도 조사받았다. 제일 먼저 「당론은 자진 출두하지 않는 것인 줄 아는데 스스로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나는 서 의원 방북이 온 국민을 들끓게 하고 있고 정국을 공안정국으로 몰고 가 진실은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후 이 의원은 서독에서의 행적 등에 대해 자세한 조사를 받았다며 수사관과의 대화내용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수사관=서 의원이 작년 9월 중순께 자기 사무실에 찾아 온 이 의원에게 양주를 내놓고 컬러·흑백 사진 2백장을 보여주며 평양갔다 온 걸 털어놨다고 했다.
서 의원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하자 이 의원은 『절대 신고하지 말라』고 말했다는데.
『나는 서 의원 사무실에는 두 번밖에 간 일이 없다. 그 중 한번은 허탕이었고 한번은 차도 안 마시고 왔다. 양주가 있다는 것도 모른다. 고백 받은 일도 없다
▲수사관=한강 고수 부지에 있는 호남 식당에서 조홍규 의원·서 의원과 술을 마시고 많은 이야기를 했으며 2차까지 갔다는데.
『나는 호남식당이 있는 줄도 모르고 술 마신 일도 없다. 서 의원이 왜 없었던 일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수사관=서 의원과 서로 감정이 없다면 서 의원이 왜 없는 사실을 얘기하겠나.
『고문 때문이거나 나와 대질해 고문 사실을 폭로하려 했기 때문 아니냐』
이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수사 도중 불편한 대접이나 강압은 없었으며 잠도 잘잤다며 서 의원의 진심을 알아보기 위해 대질을 시켜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