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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우 '비에 젖는 애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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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글쎄 뭐, 오늘 던지면 좋지요. 솔직히 저한테 계속 관심이 쏠리는 게 부담이 돼요. 빨리 기록을 세우고 마음 편히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네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200승에 도전하고 있는 한화 '송골매' 송진우(40.사진)는 등판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3일 현재 198승(138패.102세이브)을 거둔 그는 이제 2승만 추가하면 한국 야구사에 새로운 역사를 쓴다.

나이를 잊은 듯 송진우는 올 시즌에도 잘 던지고 있다. 14게임에 등판해 5승3패, 평균 자책점 3.23을 기록 중이다. 투구 내용만으로 본다면 송진우는 벌써 200승 고지를 넘어야 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그가 잘 던진 날 타선이 침묵하거나, 다 잡아놓은 승리를 불펜이 날린 경기가 서너 개 된다.

송진우는 "내가 얻어맞은 날 타자들이 잘 때려줘 이긴 적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난달 28일 SK와의 경기는 아쉽다"고 했다. 이날 SK전에서 송진우는 9회까지 탈삼진 6개를 빼앗으며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타자들이 점수를 뽑지 못해 승패 없이 물러났다.

동국대를 졸업한 뒤 1989년 빙그레 유니폼을 입은 송진우는 지난 18년 동안 꾸준하게 마운드를 지켜온, 마운드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2005년 9월 8일 문학 SK전에서는 최고령 완봉승 기록(39세6개월22일)까지 세웠다.

송진우는 현재 최다승뿐 아니라 탈삼진, 이닝, 타자 상대 등에서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130년 역사를 자랑하고, 연간 162게임을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200승 투수는 귀하다. 사이영(511승)을 비롯해 현역인 로저 클레멘스(341승) 등 108명, 일본에서는 가네다 마사이치(400승) 등 23명이 이름 앞에 '200승 투수'란 영예를 달았다.

송진우는 두 아들이 모두 야구선수로 활약 중이다. 큰아들 우석(13)은 충남중 1학년, 둘째 우현이는 대전 신흥초등학교(4학년)에서 공을 던진다. 특히 우현군은 한화의 홈경기 때 아저씨들의 배트를 챙기는 '배트보이'로도 뛰는 야구 가족이다. 한편 4일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4경기는 비로 모두 취소됐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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