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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뒤엎고…중국 경제성장 하락세 멈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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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중국 장쑤성에 있는 한 공장에서 지난 9일 직원들이 수출용 옷을 만들고 있다. 1분기 중국 경제는 전년보다 6.4% 성장했다. [AP=연합뉴스]

중국 장쑤성에 있는 한 공장에서 지난 9일 직원들이 수출용 옷을 만들고 있다. 1분기 중국 경제는 전년보다 6.4% 성장했다. [AP=연합뉴스]

올해 1분기 중국 경제가 전문가들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 1~3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6.4% 증가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경제성장률 2분기 연속 6.4% #1분기 전망보다 0.1~0.2%p 높아 #세금 감면 등 경기부양책 효과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도 작용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이 최근 각각 집계한 경제 전문가 전망치인 6.3%보다 0.1%포인트 높았다. 닛케이가 조사한 전문가 평균 전망치 6.2%보다는 0.2%포인트 많았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성장률 6.4%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던 지난해 4분기와 같다.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추세는 일단 멈췄다.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인 6~6.5% 범위 안에도 안착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지난해의 ‘6.5%가량’보다 낮은 ‘6~6.5%’ 구간으로 제시했다.

중국 경제성장

중국 경제성장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내놓은 세금 감면과 대규모 부양책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2조1500억 위안(약 364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2조 위안 규모의 감세 정책을 펴고 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정부 정책이 이끄는 경제 성장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으며, 미국과의 무역 긴장이 감소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깜짝 성장’에 한몫했다. 무역협상 타결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던 지난해 4분기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올해 들어서 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3월 1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대중 추가 관세를 유예했고, 협상 타결 가능성이 워싱턴과 베이징에서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

중국 경제성장

미·중 무역협상 결렬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면서 시장엔 온기가 돌았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 지수는 17일 오후 5시 현재 올초보다 35.7% 올랐다. 예상을 뛰어넘은 지표는 1~2월에 부진했던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등 일부 지표가 3월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3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보다 8.7% 늘어 전문가 전망치 8.4%를 웃돌았다. 산업 생산은 전망치 5.9%를 훌쩍 뛰어넘어 8.5% 성장했다.

성장 하락세는 일단 멈췄지만, 바닥을 치고 상승할지, 아니면 저성장 기조가 굳어질지에 대한 견해는 갈린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거시경제 분석가 추이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분기 성장률 기준으로 중국 경제가 바닥을 찍고 회복하는 양상”이라며 “앞으로 건설, 소매 판매, 투자가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 대니얼 모스는 “1분기 성장률이 전문가 전망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경제가 성장 둔화에 진입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률은) 지난 수십 년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간 경제성장률 하락세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6%로 1990년(3.9%) 이후 28년 만에 가장 느린 성장 속도를 보였다. 지난 2007년 14.2%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6.6%로 낮아졌고, 올해는 6%대 성장률 사수를 뜻하는 ‘바오류(保六)’가 중국 정부의 목표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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