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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으로라도 왔으면” 세월호 추모식에 바람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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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단원고등학교 희생자 유가족들이 전남 진도 맹골수도 인근 사고해역에서 희생된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헌화하고 있다. 이날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단원고등학교 희생자 유가족들이 전남 진도 맹골수도 인근 사고해역에서 희생된 학생들의 이름을 부르며 헌화하고 있다. 이날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이 16일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3시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선 유가족과 시민 등 5000여 명이 참석, 희생된 261명의 단원고 학생·교사를 추모했다. ‘기억식’은 안산시 전역에 울려 퍼진 추모사이렌 소리 속에 희생자 추모 묵념으로 시작됐다. “바람으로라도 아이들이 왔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마음을 담아 기억식 무대 뒤에 바람개비들이 설치됐다. 세월호 생존자 장애진 학생은 “너희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약간의 죄책감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봄이 오는 신호가 보이면 어김없이 너희들 생각이 난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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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추도사에서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났어도 슬픔은 그대로다. 대한민국은 아직 그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진상규명을 못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인양할 것이다”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장훈 운영위원장은 “나는 5년 전 큰아들을 잃은 아빠다. 더는 내 아들을 볼 수도, 만날 수도, 만질 수도 없어 그동안 지옥에서 살았다”며 “세월호 참사 책임자를 처벌하고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안전사회를 건설하는 길이다. 처벌할 수 없다면 처벌할 수 있는 법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대신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추모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에 갔다. 황 대표는 “사고 당시 정부에 몸담고 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유가족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일반인 희생자 45명을 추모하는 이 행사에는 황 대표 외에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대책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를 잊으라고만 하지 말고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을 바탕으로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외치겠다”며 시민들의 동참을 구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중앙아시아 순방을 떠나기 앞서 페이스북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철저히 이뤄질 것”이라며 “세월호 아픔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 생명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선언하는 공간인 ‘4·16 생명안전공원’도 빠르게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산·인천=이병준·심석용·이우림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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