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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의 쇼핑해방구 ‘무신사’ 작년 4500억 거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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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무신사’

패션잡지 같이 온라인 몰 구성 #회원 470만명, 영업이익 269억

30대 이상이라면 이곳이 뭐 하는 곳인지 모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요즘 10대라면 대부분 옷을 사기 전 반드시 이곳에 접속한다. 2009년 만들어진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의 구성은 시작 화면부터 기성세대가 찾는 쇼핑몰과 확연히 다르다. 상품평과 정보, 가격이 뒤섞여 있고 길에서 만난 일반인의 스타일 사진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런 무신사의 기세가 등등하다. 무신사는 10일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150% 증가한 45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60% 뛴 1081억원, 영업이익은 269억원에 달한다. 매출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전자상거래 기업 중 흑자를 내는 곳은 무신사와 이베이코리아 정도다. 마켓컬리, 쿠팡 등 주목받는 온라인 쇼핑 사업체가 ‘아직은 투자단계’라며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성장 비결은 10~20대를 끌어들이는 직관적인 구성이다. 상품 나열이 아닌 패션잡지처럼 구성된 화면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개의 삼각형이 만난다’와 같은 모호한 내용의 배너를 배치하고 누르면 특정 브랜드 행사로 넘어간다. 소비자 후기를 재구성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실시간으로 판매되는 브랜드의 순위를 상단에 노출한다. 패션 잡지처럼 상품은 상품기획자(MD)가 아닌 ‘에디터’가 소개하고 등장하는 모델의 이름과 헤어, 메이크업 정보까지 공개한다. 여기에 직접 배송을 하지 않으면서 수수료를 브랜드별로 차등 적용하고, 할인 쿠폰을 뿌리지 않으면서 비용을 관리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무신사회원수는 470만명, 입점 브랜드 3500개 정도다. 10대~20대 회원이 80%다. 남성 회원이 54%로 여성보다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동대문 브랜드에서부터 국내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까지 상품 구성은 다양하다. 지난해부터 자체제작(PB)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도 팔기 시작해 매출 170억원을 올렸다.

국내외 브랜드가 앞다투어 입점하면서 경쟁력이 강화됐고,  무신사 특유의 상품 기획력, 콘텐트가 시너지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오픈한 패션 특화 공유 오피스 ‘무신사스튜디오’를 열었고, 신진 패션 브랜드와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올해 무신사의 목표는 야심 차다. 거래액 1조10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첫 지상파 TV 광고를 선보이면서 외형 확대를 예고했다.

김태우 무신사 영업기획본부장은  “공격적인 비즈니스 기획, 마케팅에 나서고 회원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서비스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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