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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文, 산불 5시간 숙취 의혹"에 민주당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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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 화재 보고 등을 위해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5시간 행적’ 의혹 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에서 “문 대통령이 산불 5시간 만에 모습을 보였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언급하면서 맞받았다.

지난 4일 산불 최초 발생(오후 7시 17분) 5시간 뒤에 문 대통령이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5일 새벽 12시 20분)한 것을 두고 야당은 "당시 문 대통령의 행적이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자난 달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자난 달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세월호 침몰 당시 대처와 이 정부의 대처가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국민들이 ‘지병설’이다, ‘숙취 의혹’이다 이런 얘기를 한다”며 “문 대통령이 화재 발생 후 5시간 후에 국가위기 관리센터에 등장했는데 센터는 청와대에서 5분 거리”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대한애국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의 당시 행적 등을 요구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반발했다. 강창일 의원은 “5시간 동안 문 대통령이 무엇을 했느냐고 야당이 질문했는데 그 순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때) 7시간 동안 뭘 했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월호 악몽이 되살아났다”고 맞받았다. 이어 두 사건을 언급하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하나(세월호 사건)는 대응 실패, 하나(강원 산불)는 대응 성공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 이 정부는 대응을 잘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미흡한 상황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잘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는 이 의원 등의 주장에 반박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 산불화재가 있었던 4일 저녁, ‘신문의 날’ 행사를 마치고 언론사 사장과 술을 마셨다는 등 터무니없는 가짜뉴스가 시중에 떠돌았다”며 “이런 거짓말을 누가 믿겠는가 해서 대응하지 않았으나 일부 정치인들이 면책특권에 기대어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거짓말을 유포한 ‘진성호 방송’과 ‘신의 한수’에 대해 청와대는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로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소방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김경록 기자 / 20190409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소방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김경록 기자 / 20190409

이날 회의에서는 이재민 지원 방식도 논란이 됐다.

▶이진복 한국당 의원=“주택이 유실, 전파(全破)됐을 때 정부가 1300만원 주는 게 전부다.”

▶류희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외에 성금도 있고 특별위로금 명목으로도 우리가 결정하면….”

▶이 의원=“성금을 받아 준다? 그게 답인가?”
▶홍익표 민주당 의원=“1300만원으로 일률적으로 되어 있는 것은 문제다.”

민주당은 소방청의 전국적 대응으로 신속한 진화에 성공했다면서 소방직 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소방의 국가직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지난해 11월 28일 국회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논의가 이뤄졌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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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직인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바꾸려면 4개의 법률(소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지방자치단체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법률, 소방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소방관복을 입고 회의에 참석해 “소방관 국가직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돌파했다.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우리가 소방직의 국가직화를 반대한 것이 아니다”며 “여당이 사전 조율이 되지 않아서 그런 것 아니냐. 행안부, 소방청, 재정 당국, 기재부의 의견 조율이 굉장히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한국당은 재난 주관 방송사인 KBS가 산불 화재 당시 이를 제대로 전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했다. 화재 발생 후 3시간 40분이 지난 22시 53분이 되어서야 뉴스특보를 내보냈다고 질타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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