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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제주도 이어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 등재 도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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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전경. [뉴스1]

독도 전경. [뉴스1]

경북도가 울릉도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한다. 2007년 이름을 올린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 세계자연유산 등재가 목표다.

경북도,4일 16명의 추진위원회 발족 #”울릉도는 한국의 갈라파고스”주장 #독도 제외로 ‘일본눈치’ 논란 일어

경북도는 4일 경주 켄싱턴호텔에서 자연·생태·지질 등 분야별 전문가 16명으로 ‘울릉도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세계유산은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인류의 보편적인 유산을 말한다. 문화유산과 자연유산·복합유산으로 나뉜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서영배 서울대 교수는 “울릉도는 섬 생태나 식생을 볼 때 ‘한국의 갈라파고스’나 다름없다. 울릉도에만 사는 특산 식물이 있어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다”며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용역과 학술세미나 등을 거쳐 2023년 등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경북도는 울릉도가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될 경우 울릉도의 지형·지질학적 가치, 다양한 생물종과 희귀·멸종식물의 보존가치 등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와 울릉도의 브랜드가 높아지고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국내에선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2007년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올랐다.

울릉도 저동항 전경. [중앙포토]

울릉도 저동항 전경. [중앙포토]

이런 가운데 세계자연유산 등재 계획에 독도가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독도를 포함해야 한다는 쪽에선 “영유권 문제를 제기하는 일본에 지나친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란 비판을 하고, 반대쪽에선 “울릉도만이라도 올려 실리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북도는 2012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울릉도·독도를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를 추진했으나 독도가 포함됐다는 일본의 항의를 받고 보류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것을 우려한 경북도가 알아서 독도를 제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반면 경북도는 독도를 울릉도와 함께 세계자연유산으로 올리려고 하면 일본이 반발하면서 등재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반박하고 있다.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계속 항의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2019년 검정 교과서. [중앙포토]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계속 항의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2019년 검정 교과서. [중앙포토]

경북도 관계자는 “일본이 반발할 소지가 있어 독도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통과될 가능성이 작다. 일본이 독도와 가장 가까운 오키섬(隠岐島)을 세계지질공원에 올릴 때 영유권을 주장해온 독도를 제외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유치한 것만큼의 효과를 낸다고 한다”며 “울릉도를 세계자연유산에 올려 실리를 취하고 울릉도의 아들(子) 섬인 독도를 세계에 알리는 방법이 더 현명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경북도는 앞으로 ‘국립 울릉도·독도 생태다양성센터(가칭)’나 ‘울릉도·독도 천연기념물센터(가칭)’ 등을 운영해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힘을 실을 방침이다.

현재 국내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은 총 13건이다. 이 중 문화유산은 경주 석굴암·불국사, 경주 역사유적지구, 하회·양동마을 등 12건이며, 자연유산은 제주도 화산섬·용암동굴 1건이다. 최근 전라남·북도가 추진하는 ‘서해안 갯벌’은 2020년 7월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일본은 유네스코 문화유산 18건과 자연유산 4건, 중국은 문화유산 36건과 자연유산 13건, 복합유산 14건을 보유하고 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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