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면제' 사이트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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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면제시켜드립니다. 작업은 3개월 정도 걸립니다. 절대 신체를 파손하거나 다치게 하지 않습니다. 연락주세요. 016-×××-×××.'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십자 인대를 끊으려고 하는데 아시는 분 리플 좀 달아주세요. '

'20대 초반 군대에서 썩기에는 너무나 억울한 나이…누구나 면제를 받기 원하나 아무나 면제를 받는 게 아니다. 그럼 지금부터 면제법을 소개한다. '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에 떠있는 글들이다. 이렇듯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병역 면탈을 조장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범람하자 병무청이 일전불사(一戰不辭)를 선언했다.

병무청은 29일 병역면제 등을 조장하는 불건전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제재를 의뢰하는 동시에 수사당국에 관련 자료를 통보키로 했다.

현재 병무청이 파악하고 있는 이런 인터넷 사이트는 모두 16개. 이들은 모두 징병제를 반대하면서 군대 안 가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이트 중 일부는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검지 절단술''문신''국제결혼''다한증 수술' 등 병역을 면제받는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사이트에는 '입영 연기를 보장한다''면제시켜 드립니다'는 등 사기가 명백한 내용의 글까지 게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그동안은 불건전 사이트에 떠있는 글에 대해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삭제 심의를 의뢰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병무청 홈페이지에 만든 '병역 불건전 사이트'란에 접수된 내용 등을 수사당국에 통보하는 등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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