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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탕웨이싱의 포석 취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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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강전 2국> ●안국현 8단 ○탕웨이싱 9단

2보(19~36)=준결승 1국이 끝난 뒤 안국현 8단은 동료 프로기사들과 함께 탕웨이싱 9단의 포석을 연구했다. 동료 중 한명은 "탕웨이싱과 과거 바둑을 둔 적이 있는데 향소목을 두더라. 향소목에 대한 연구가 잘 돼 있는 것 같다"며 사전에 향소목을 연구해 놓을 것을 충고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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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국현 8단은 이 말을 크게 귀담아듣지 않았다. 향소목은 최근 잘 두지 않는 포석이라 '설마'하고 연구를 소홀히 한 것이다. 준결승 2국에서 탕웨이싱 9단이 향소목을 놓는 것을 보면서 안 8단은 동료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잠시 후회했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긴 늦었다. 실전에서 부딪혀 싸워 이기는 수밖에.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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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싱 9단은 20으로 중앙을 향해 성큼성큼 뛰어나갔다. 안국현은 21, 23으로 쭉쭉 밀며 세력을 쌓는다. 훗날 좌변 백 두 점을 공격하기 위한 힘을 키워놓는 것. 27로 끊어놓고 33으로 단수쳐 석 점을 버린 것도 같은 의미다. 아마추어가 보기엔 석 점을 버리는 게 커다란 손실 같지만, 지금 중요한 건 중앙 포위망을 단단하게 짜는 것이다.

35. 드디어 안국현 8단의 노림수가 나왔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초강수다. 탕웨이싱 9단은 36으로 슬쩍 비껴 받았는데 이는 현실적인 대응. 강수에 '참고도'처럼 똑같이 강수로 대응하면 흑 2, 4로 백이 양분돼 피곤해진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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