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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줄어 취업자 수 감소?… 이낙연 총리 발언 따져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낙연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를 빼놓고는 현실을 정확히 볼 수 없습니다. 30·40대 인구 자체가 줄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대답했다. 취업자 수 감소는 인구 감소에 따른 착시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인구감소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2018 고용동향 5대 특징' 자료를 통해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는 2010년 이후 가장 적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지난해 고용시장 특징을 ▶고용률 첫 하락 ▶경제 허리 40·50대 고용률 감소 ▶고졸 학력 고용률 감소 ▶취업자 감소, 실업자 증가 ▶저임금 산업 취업자 비중 확대 등 5가지로 꼽았다. 고용의 질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가능인구는 25만 2000명 늘어났다. 취업자는 9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경연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하더라도 작년의 취업자 수가 이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40대와 50대의 고용률이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0·50대 고용률이 동시에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고용노동부가 오는 25일부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첫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한 구직자가 채용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오는 25일부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첫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한 구직자가 채용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학력 기준으로 보면 저학력 인구의 고용이 위기다. 특히, 지난해 고졸 인구 고용률은 0.7%p 하락했다. 고졸 인구는 6만 4000명 줄어들었는데, 취업자 수는 3배 수준인 16만 7000명이나 줄어들었다. 고졸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중졸 이하 인구의 고용률도 2010년 39.7%에서 2018년 36.8%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가 9만 7000명 늘어났다지만, 증가한 일자리 10개중 7개(69.7%)는 임금이 전체 산업 평균(월 337만5000 원)에 못 미치는 저임금 업종에서 생겼다.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과 교육 서비스업은 지난해 각각 5만 6000명, 6만명 줄어들었지만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은 12만 5000명 늘어났다. 농림어업부문에서도 6만 2000명 증가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마저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에서 만들어 낸 것이거나 저임금인 일자리가 많았다"며 "근본적으로 민간 중심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데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처럼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영환경 개선 없이는 올해 일자리 사정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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