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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연설 끌어내 대미 장기항전 의지 밝힌 시진핑

중앙일보

입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년 전 연설을 끌어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장기 항전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 공산당의 반월간 이론 잡지인 ‘치우스(求是, 진리를 구함)’는 1일 갑자기 시진핑이 2013년 1월 5일 중앙당교에서 행한 연설 전문을 소개했고 이를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이 대서 특필했다. 무슨 뜻이 담겼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0월 18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0월 18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알프레드 우 싱가폴 국립대학 교수는 “시진핑 또는 시진핑 판공실에서 연설 전문을 게재하라는 결정이 내려졌고 여기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밝혔다.
시진핑이 전하려는 중요 메시지는 뭔가. 중화권 차이나 워처들은 연설 중 이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이 특별히 소개된 점에 주목한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관계’에 관한 것으로 여기에서 미·중 무역전쟁에 임하는 시진핑의 인식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연설에서 “자본주의가 끝내는 망하고 사회주의가 최종적으로 승리한다는 건 매우 긴 역사적 과정”이라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두 제도 간의 장기적인 협력과 투쟁에 대해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의 반월간 이론지인 ‘치우스(求是)’는 1일 갑자기 시진핑이 2013년 1월 5일 중앙당교에서 행한 연설 전문을 소개했다.

중국 공산당의 반월간 이론지인 ‘치우스(求是)’는 1일 갑자기 시진핑이 2013년 1월 5일 중앙당교에서 행한 연설 전문을 소개했다.

홍콩의 정치 평론가 쑨자예(孫嘉業)은 자본주의를 미국, 사회주의를 중국으로 치환하면 시진핑이 이번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아주 긴 싸움을 상정하고 있으며 이를 중국 인민들에게 인식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럼 자본주의, 즉 미국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 이와 관련해 시진핑은 “자본주의가 창조한 유익한 문명의 성과를 열심히 배우고 심지어 사람들이 서방 선진 국가의 장점을 갖고 우리 사회주의 발전 과정 중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잘하는 점은 배워야 한다는 논리다. 그렇다고 “사회주의를 포기하자는 잘못된 주장”까지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시진핑은 말한다. “가장 중요한 건 중국 자신의 일에 집중해 종합국력을 키우고 인민의 생활을 부단히 개선하는 것으로 이럴 경우 자본주의보다 우월한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셰마오숭(謝茂松) 중국 중앙당교 비상근 교수는 시진핑 주석의 6년 전 연설을 중국 관영 매체들이 다시 발표하는 건 “중국의 제도를 비판하는 미국에 대응하는 성격을 가지며 무역전쟁에 임하는 중국 지도자의 입장을 알리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장기 투쟁 강조한 #시진핑 2013년 연설 대대적으로 소개 # 미·중 무역전쟁 장기항전 의지 표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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