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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권오규 경제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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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의 경제수장 교체가 임박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빠르면 3일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을 경제부총리로 기용하는 부분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사실상 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권 실장의 특징은 '현실주의자' '정책조정 전문가' '개방론자' 등 크게 3가지로 정리된다.

그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참여정부 종반 경제팀의 역할은 △양극화 해소 등 '동반 성장' 정책 강화 △탄력적인 경제운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과제 완결 등에 모일 전망이다.

◇양극화 해소="같이 있으면 일이 쉽게 풀린다. 합의점을 찾아내는데 발군이다." 권 실장과 함께 일한 관료들의 평가다. 사고가 열려 있고, 직관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그가 정책조정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유다.

노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 노 대통령은 지난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활동하던 권 실장을 청와대로 불러들일 때 차기 경제부총리로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그가 경제부총리에 오르면 경제정책 조정기능을 상당부분 가져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뿐 아니라 사회정책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구상이 장점"이라고 권 실장을 평가했다. 그동안 구상단계에 그쳤던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비정규직 대책의 실질적 추진방안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된다.

권 실장이 참여정부 초기부터 '동반 성장 전략' 수립에 깊이 관여했고, 김병준 전실장이 교육부총리를 맡게 되면 청와대 참모 출신이 국무위원 20명 중 8명에 이른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실용주의="시장주의자냐, 적극적 개입론자냐"란 질문은 권 실장의 행보를 가늠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상황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 곧 탄력적이고 유연한 경제운용이 예상된다.

올 하반기의 경우 적극적인 경기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반기에 재정의 조기집행을 최대한 자제한 만큼 실탄이 부족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정책은 주목되는 분야다. 청와대는 재산세 경감 조치를 통해 8.31 부동산 종합대책의 '미세조정'을 용인한 상태다. 노 대통령의 심중을 가장 잘 이해하는 관료로 평가받는 권 실장이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미세조정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정책에서는 기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권 실장이 금융통으로 분류되지 않았고, 그가 전문적이지 않은 분야에 손을 대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개방 가속화=개방에 대한 소신은 한덕수 부총리에 못지 않다는 평가다. 그는 옛 경제기획원에서 대외경제조정실 과장을 맡던 1990년대초 금융개방 문제가 OECD 가입의 걸림돌이 되자 부총리를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국가경쟁력을 키우려면 개방과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여기는 OECD 대사뿐 아니라 세계은행 경제조사관, 국제통화기금(IMF) 대리대사 등 폭넓은 국제업무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한미 FTA 추진의 강도가 약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히려 보다 적극적인 개방정책이 나올 수 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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