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4개 위해..." 여자 골프 대기록 노리는 김해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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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림이 28일 열린 2019 삼천리 골프단 출정식에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지한 기자

김해림이 28일 열린 2019 삼천리 골프단 출정식에서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지한 기자

"황금 알을 4개 품고 싶은 김해림입니다"

KLPGA 첫 단일 대회 4연패 노려 #달걀 대신 닭가슴살 먹고 체력 키워

28일 서울 강남의 카페 디파지트에서 열린 2019 삼천리 골프단 출정식에 나선 김해림(30)은 자기 소개를 이색적으로 했다. 그는 "새로운 기록 4연패를 이루는 게 올해 첫 목표다. 올 시즌 부상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파이팅넘치게 보내고 싶다"는 말로 마음을 다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6승 중 2016~2018년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3연패를 달성했던 그는 올해 KLPGA 최초 단일 대회 4연패를 위한 다부진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프로골퍼 김해림이 6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엘리시안 강촌CC에서 열린 '제5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을 거둔 후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KLPGA]

프로골퍼 김해림이 6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엘리시안 강촌CC에서 열린 '제5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을 거둔 후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KLPGA]

김해림에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은 매우 뜻깊은 대회다. 2007년 KLPGA에 입회했지만 한때 2부 투어로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올 만큼 힘든 시기도 겪었던 그는 프로 입문 9년 만이었던 지난 2016년 이 대회에서 첫 승을 거뒀다. 당시 김해림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하루에 삶은 달걀 한 판(30개)씩 먹으며 몸무게를 불렸다”고 밝혀 '달걀 골퍼'로도 불렸다. 이후 김해림은 2017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또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 트로피인 황금 달걀 트로피를 3개 수집했던 김해림은 KLPGA에선 역대 4번밖에 없던 단일 대회 3연패 기록을 작성하면서 KLPGA의 대표적인 골퍼로 이름을 높이 알렸다.

그만큼 김해림은 올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 대한 감회나 의욕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단일 대회 4연패는 KLPGA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 김해림은 "올 겨울 달걀은 끊었다. 닭가슴살을 대신 업데이트시켜 먹었다"면서 웃으며 말한 뒤 "겨울에 체력 훈련을 중점적으로 하고 근력적인 부분과 유연성도 좋아지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년에 일본에서 좌절하고 돌아왔다. 그래서 올해는 승수를 몇 승 하고 싶다기보단 한국 무대를 좀 더 즐기면서 플레이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그보다 마음에 계속 두고 있는 건 내 이름 석 자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게 가장 크다. 그래서 교촌 허니 레이디스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4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엘리시안 강촌CC에서 열린 제5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 8번홀에서 김해림이 파세이브 후 캐디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 KLPGA]

지난해 5월 4일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엘리시안 강촌CC에서 열린 제5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1라운드 8번홀에서 김해림이 파세이브 후 캐디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 KLPGA]

올해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은 5월 3~5일 경기 여주 페럼CC에서 열린다. 김해림은 "과거 KLPGA 선수권에서 한번 플레이한 적이 있다. 코스가 까다롭긴 하지만 내가 어려운 코스에 강한 면모가 있다. 코스가 궁합에 잘 맞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일본에서 한 시즌 21개 대회를 뛰면서 느낀 감회도 밝혔다. 김해림은 "(신지애, 안선주 등) 언니들을 보면서 여유와 골프에 대한 사랑이 강하다는 걸 느꼈다. 저렇게 해야 선수 생활을 오래 잘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또 일본 선수들의 자세들도 인상깊었다. 스윙이 전부가 아니라 리듬을 중요시하면서 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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