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술면접 답변할 땐… 지나친 기교·언변 역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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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관련해선, 아는 문제라 하여 성급하게 접근하는 것은 금물이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문제라도 그 속에 심오한 사상이나 철학적 사고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한 번 더 생각하여 감춰진 출제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 이때 문제가 어렵다고 하여 답변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나에게 어려운 문제는 대체로 남에게도 어렵게 마련이다. 아는 내용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생각을 확대해 보자. 처음부터 답변을 포기하는 것은 합격에의 열망이 없음을 보이는 단적인 오류다.

답변거리를 충실하게 마련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이때 나름의 분류 기준을 세워 둘 필요가 있다. 예컨대 문제 현상의 원인이나 대안을 개인적.사회적 측면, 의식적.제도적 측면, 물질적.정신적 측면으로 나누어 접근한다면 지엽적이거나 피상적인 내용을 피할 수 있다. 찬반 의견을 묻는 경우에는 가급적 논박의 형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견해만을 일방적으로 강변하기보다는, 상대 견해에 대한 적절한 반박을 통한 의견 제시가 폭넓은 사고력을 보이는 데 유용하다. 양시.양비론적 접근으로 답변의 초점이 모호해지는 오류를 피해야 함은 물론이다.

답변을 할 때에는 분명한 어조로 차근차근 말해야 한다. 지나친 기교나 언변은 금물이다. 충실한 내용이 뒷받침되지 못할 때에는 오히려 현학적 허세로 보일 수 있다. 또한 중구난방식의 답변은 곤란하다. 응시자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없다. 가급적 결론부터 말해 보자. 전체 답변의 핵심을 먼저 밝힌다면 응시자의 의도가 좀 더 분명하게 전달된다.

면접관의 추가 질문에 당황하여 성급하게 의견을 바꾸는 것은 금물이다. 이는 지식의 깊이가 부족하고 주관이 뚜렷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 다만 추가 질문 과정에서 답변에 문제가 있단 걸 알았을 땐 솔직히 시인하고 고칠 필요가 있다.

김영일 강남중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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