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성현-주타누간 여제경쟁 시즌3...퍼트 자세, 코치 교체가 관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성현과 아리야 주타누간. [KLPGA/박준석]

박성현과 아리야 주타누간. [KLPGA/박준석]

박성현은 2017년 LPGA 투어에 진출한 이후 아리야 주타누간과 세계랭킹 1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박성현은 신인이던 2017년엔 이겼다. US오픈에서 우승했고, 유소연과 함께 공동으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주타누간은 2018년 US오픈 등 3승을 거뒀고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LPGA 주요 타이틀을 싹쓸이했다.

올해는 두 선수의 라이벌전 시즌 3이다.

두 선수는 올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첫날 한 조로 경기했다. 주타누간은 1라운드 4언더파로 박성현에 한 타 앞섰다. 기세를 이어간 주타누간은 2, 3라운드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최종라운드에서 박성현은 단독 선두 주타누간에 4타 뒤진 7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박성현 시즌 초반 대역전승으로 기선 제압 

선두가 세계랭킹 1위이며 두 선수 사이에 이민지 등 뛰어난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에 확률상 역전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또한 주타누간은 이전까지 선두로 출발한 11경기에서 9차례 우승, 웬만하면 역전패를 당하지 않는 선수로 이름이 났다. 그러나 박성현은 버디를 9개나 잡는 투혼을 보이며 대역전극을 이뤘다.

박성현은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가장 드라이버를 잘 친다. [박준석]

박성현은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가장 드라이버를 잘 친다. [박준석]

박성현은 주타누간에 내상을 입히며 세계랭킹 1위도 탈환했다. 주타누간은 상금 20위에 처져 있다. 그러나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다. 주타누간은 다시 돌아와 박성현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은 주타누간에 비해 롱게임이 우위다. 이번 시즌 박성현은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81야드(5위)에 정확도는 82.7%(20위)다. 거리와 정확도를 겸비, LPGA 투어에서 드라이버를 가장 잘 치고 있다. 박성현은 “동계 훈련이 잘됐다”고 했다. 한희원 JTBC 골프 해설위원은 “스윙이 간결해지고 힘이 있다”고 말했다.

장타자 주타누간의 가장 무서운 무기는 퍼터 

아이언샷도 박성현이 뛰어나다. 박성현은 지난 3년간 그린 적중률이 모두 10위 이내에 들었다. 핀이 구석에 있어도 직접 노리는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인데도 그랬다. 주타누간은 그린 적중률이 중위권이다.

주타누간은 장타자로 유명하지만 가장 큰 무기는 퍼트를 비롯한 쇼트게임이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그린을 놓치고도 파세이브를 잘 하고, 퍼트에 안정감이 있으며 퍼트감이 올라오면 무섭다”고 말했다. 주타누간은 2018년엔 그린적중시 퍼트 1위, 2016년엔 3위였다.

박성현은 최근 타이거 우즈 효과를 누리고 있다. 광고 촬영장에서 우즈를 만난 후 강렬한 기를 받았다. 박성현은 HSBC에서 우승한 후 “우즈를 만나 커다란 에너지를 얻었다. 그 때문에 우승을 만들 수 있었다”라고 했다.

박성현의 퍼트 자세. 왼쪽은 지난해, 오른쪽은 올 시즌. [JTBC골프 방송 캡쳐, 최종환 원장 분석]

박성현의 퍼트 자세. 왼쪽은 지난해, 오른쪽은 올 시즌. [JTBC골프 방송 캡쳐, 최종환 원장 분석]

반면 퍼트는 과제다. 박성현은 원래 공과 가까이 선 채로 퍼트하다가 지난해 공과 멀찍이 떨어져 퍼트했고 올해는 다시 가깝게 섰다. 올해 기록이 좋아졌지만, 파운더스컵 최종라운드에서 퍼트 34개를 하고 우승 경쟁에서 밀렸다.

박성현, 올 시즌 공에 가깝게 붙어 퍼트

최종환 퍼팅 아카데미 원장은 “너무 가까이 설 경우 타깃이 왼쪽에 있어 보이는 착시가 생겨 에임을 왼쪽으로 하거나 임팩트 시 닫혀 맞을 가능성이 있고, 팔이 스트로크 하기 불편해져서 손목을 사용하거나 백 스트로크 방향이 바깥으로 빠질 가능성이 생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에게 편한 자세”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것도 좋지만, 자신의 퍼트 자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타누간은 드라이버를 못 친다. 박원 JTBC 골프 해설위원은 “드라이버를 칠 수 없는 스윙이다. 탑에서 약간 플랫해져야 할 플레인이 오히려 세워지고, 하체가 아니라 상체로 눌러 치는 경향이 있어 티를 꽂고 올려치는 드라이버로는 공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타누간은 드라이버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AFP=연합뉴스]

주타누간은 드라이버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AFP=연합뉴스]

스윙 코치가 바뀐 것도 문제다. 주타누간은 멘탈 코치로 과거 안니카 소렌스탐을 가르쳤던 피아 닐슨에게 배웠다. 그러나 심리 코치와 스윙 코치 간에 갈등이 일어났다. 주타누간은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는 심리코치에 마음이 기울어 오랫동안 스윙을 다듬어준 스윙 코치를 해고했다고 알려졌다. 박원 위원은 “새로운 스윙 코치에 적응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