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징·크·스… 승부차기? 잉글랜드 3전3패, 독일은 4전4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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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개최 대륙 우승 징크스=지금까지 열린 17번의 월드컵 가운데 15차례는 모두 개최 대륙에서 우승팀이 나왔다. 예외는 반세기 전인 1958년 스웨덴 월드컵과 현실적으로 개최 대륙(아시아)에서 우승자가 나오기 어려웠던 2002년 한.일 월드컵뿐이었다. 두 차례 예외는 모두 브라질이 우승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도 브라질이 징크스를 깰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0-3으로 졌고, 이번에는 8강에서 또 프랑스에 졌다. 독일 월드컵에서는 결승전까지 볼 필요도 없이 일찌감치 '유럽팀 우승'이 결정됐다.

▶승부차기 징크스=포르투갈에 진 잉글랜드 팬들은 경기에는 이겼지만 승부차기 징크스에 졌다고 아쉬워했을 것이다. 82년 스페인 대회부터 도입된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는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3-4)에 승부차기로 졌고, 98년 프랑스 월드컵 16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3-4)에 졌다. 이번에도 프랭크 램퍼드, 스티븐 제라드 등 침착하고 실력 있는 선수들이 어이없는 실축을 했기 때문에 잉글랜드인들은 징크스의 존재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승부차기 3전3패다. 반면 8강전 승부차기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독일은 역대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4전4승이다. 나쁘지 않은 징크스다.

▶스콜라리 징크스=징크스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잉글랜드 언론은 '스콜라리 8강 징크스'도 거론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스콜라리가 이끌던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졌으며 2004년 유럽선수권에서도 포르투갈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스콜라리에게 패해 8강에서 주저앉았다. 이번에도 8강전에서 스콜라리가 이끄는 포르투갈에 덜미를 잡혔다.

▶유령선 징크스='무적함대' 스페인이 월드컵에서는 무용지물이 되는 '유령선 징크스'도 이번 월드컵에서 재현됐다. '징크스 신도'들은 잉글랜드가 38년간 스웨덴을 이기지 못하고, 네덜란드가 15년 동안 포르투갈을 이기지 못하는 현상도 징크스 외에는 달리 원인을 설명할 도리가 없다고 믿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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