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재 “최정호, 부동산 3채 시세차익 23억원…국토부 장관 자격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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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다주택자 논란과 관련해 “실거주 목적으로 거래한 것은 맞지만, 결과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다주택 투기 장관이 부동산 정책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느냐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는 이현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최 후보자는 서울 잠실에 부인 명의의 아파트 한 채와 세종시 펜트하우스 분양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장관 지명 직전엔 자신이 살고 있던 경기도 분당 아파트를 딸과 사위에게 증여하고 현재 이 집에서 월세를 내며 살고 있다. 계약조건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60만원이다.

이 의원은 “최 후보자가 부인 명의로 2003년 잠실 아파트 매매할 당시 이미 집을 하나 가진 상태였다. 그때 미국 나가기 직전이라고 했는데, 16년간 보유하면서 살지도 않았다. 1996년에 본인이 분당 상록지역 (아파트를) 구매할 당시에도 주택이 있었다”며 “본인은 투자라고 하겠지만 전부 투기지역이다. 이건 주거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최 후보자는 “분당 같은 경우 그 당시에 투기과열지구였는지는 찾아봐야겠지만, 그때 집값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지금 문제는 주택 3채를 실거주로 가지고 있었느냐는 것”이라며 “투기 지역에 똘똘한 한 채 때문에 집값이 폭등하는데, 취약계층을 위해 일하겠다고 하고선 이렇게 3채를 가지고 국토부 장관으로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나. 자격이 되나”라고 거듭 지적하자, 최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위원들과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받으면서 앞으로 서민주거복지, 주택시장 안정에 만전을 다해야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이 “국토부 실거래가를 확인해보면, 분당 상록은 1억5000만원(최 후보자 제출 기준)에서 지금 10억이 됐다. 잠실 아파트는 3억1000만원에서 13억이 됐다. 세종 펜트하우스 등 3채를 합하면 시세차익이 23억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장관께서 주택 정책을 앞으로 잘 펼 수 있겠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최 후보자는 “이번 계기로 더 각오를 다지고 서민 주거복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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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전 모두발언에서 “부동산 보유 등과 관련해 질책해주신 사항에 대해서는 무거운 심정으로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토부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민과 국회의원들의 엄중한 비판을 소중하고 값진 교훈으로 가슴 깊이 새기고, 공복으로서의 신념과 가치관을 다시 갈고 닦아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할 것을 거듭 다짐하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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