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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의 달인' 최정호···세금 4억8000만원 어떻게 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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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분양받은 세종시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 아파트. 세종시 분양시장에서 가장 많은 청약 인기를 끈 단지다. 최 후보자는 28층 꼭대기 층에 금강을 내려다보는 복층형 구조의 155㎡를 분양받았다. 오는 8월 입주 예정이다.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분양받은 세종시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 아파트. 세종시 분양시장에서 가장 많은 청약 인기를 끈 단지다. 최 후보자는 28층 꼭대기 층에 금강을 내려다보는 복층형 구조의 155㎡를 분양받았다. 오는 8월 입주 예정이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재산 내용을 보면 ‘재테크 고수’라 불릴 만하다. 그와 부인 명의로 사들인 주택은 수십억원대의 시세 평가차익을 낸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재테크의 완성이라는 절세도 절묘하다. 세무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각종 절세 노하우가 활용됐다. 최 후보자의 뜻과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그는 주택 투자와 절세에 대해 한 수 가르쳐준 셈이다. 최 후보자의 부동산 이력을 밟아봤다.

최정호 후보자 2주택 1 분양권 소유 #지난달 분당 아파트 딸 부부에게 증여 #부담부·분할 증여로 상당한 세금 줄여 #내년 6월 전 잠실 엘스 매도 과제

인사청문회 자료 등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지난달까지 본인과 부인 이름으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두 채와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하나를 갖고 있었다. 공시가격 등을 기준으로 한 공직자 재산신고 금액이 16억2000여만원이지만 시세는 30억원이 넘는다.

1기 신도시의 대규모 공급으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반등하던 1996년 3월 최 후보자는 분당 라이프 84㎡(이하 전용면적)를 샀다. 당시 1억5700만원을 준 이 집은 현재 시세가 9억5000만원선이다. 상승률  530%다. 공시가격은 9100만원에서 580% 오른 6억1600만원(올해 예정)이 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230%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던 2003년 2월 부인 이름으로 잠실 주공1단지 33㎡를 2억5500만원(공시가격 1억8200만원)에 매입했다. 2001년 조합을 설립하고 재건축이 활발하던 잠실 일대 저층 주공 단지 중에 1단지가 선두주자였다. 최 후보자 부인은 조합원으로 2009년 재건축한 엘스 59㎡를 배정받았다. 5800만원 추가 분담금이 들어갔다. 총 3억1000여만원을 들인 집이 지금은 14억원 정도다(올해 예정 공시가 8억5600만원). 상승률로 보면 같은 기간 서울 평균(99%)의 3배가 넘는 350%다.

최정호 장관 후보자가 분양 받은 세종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 전용 155㎡ 평면도. 20층 꼭대기층에 들어서는 복층형 구조다.

최정호 장관 후보자가 분양 받은 세종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 전용 155㎡ 평면도. 20층 꼭대기층에 들어서는 복층형 구조다.

최 후보자가 이전 기관 공무원으로 특별공급받은 세종 캐슬앤파밀리에디아트는 2010년 이후 세종시에 분양한 125개 단지 중 최고의 ‘알짜’로 꼽힌다. 청약자가 10만명에 가까운 9만6000여명으로 세종시 분양 사상 가장 많았다. 1순위 경쟁률은 세종시 역대 두 번째인 292대 1이었다.

최 후보자는 28층 꼭대기 층에 금강을 내려다보는 복층형 구조의 155㎡를 분양받았다. 분양가가 6억8000여만원이었다. 다른 주택형의 분양권 가격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지금 시세는 1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 세 주택의 시세 평가차익은 22억원 정도다.

자료: 국토교통부, 업계 종합

자료: 국토교통부, 업계 종합

김현미 현 국토부 장관이 취임 이후 서둘러 2주택 중 한 채를 팔았듯 최 후보자도 주택 수 줄이기에 나섰다. 시세차익은 적으면서 세금 부담이 큰 집부터 처분했다. 분당 라이프다. 지난달 처분 대신 딸과 사위에게 무상으로 소유권을 넘겨 증여했다. 이 집을 담보로 빌린 부채 7000만원도 같이 줬다. 부담부 증여다.

이는 4가지 세금 걱정을 한 번에 해결하는 ‘신의 한 수’다. 김현미 장관이 주택을 처분하던 때와 달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최 후보자는 매도하면 양도차익의 절반이 넘는 4억2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양도차익이 5억원이 넘어 최고 세율 42%에 2주택자 10%포인트 가산세율이 적용된다.

오는 6월 이전에 증여한 덕에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확 줄어든다. 최 후보자가 분당 라이프를 6월 1일 이후까지 유지하면 올해 분당 라이프와 잠실 엘스 보유세가 490만원으로 지난해 369만원보다 120만원(33%) 늘어난다. 두 아파트의 올해 예정 공시가격 합계가 14억7200만원으로 지난해 12억8400만원보다 15% 증가한다. 올해부터 세율 인상 등으로 종부세가 강화돼 보유세가 급증한다. 보유세는 6월 1일 현재 주택 소유 현황을 기준으로 부과한다.

분당 라이프를 증여하면서 올해 보유세는 잠실 엘스 분 243만원만이다.

증여받은 딸과 사위는 증여세와 취득세를 낸다. 둘로 나눠 증여하면 공제금액이 늘고 각각의 세금 계산 기준 금액(과세표준)이 줄어 세율이 내려간다. 공제금액은 딸(직계비속) 5000만원, 사위(기타 친족) 1000만원이다.

딸과 사위에게 분할 증여하면서 6000만원을 공제받고 7000만원 채무 금액도 증여금액에서 빠지기 때문에 과세표준이 대폭 줄어든다. 세율도 30%에서 20%로 내려간다.

채무 없이 딸에게만 증여했다면 증여세가 2억원이다. 딸에게 채무를 넘기면서 딸과 사위에게 절반씩 증여하면 1억4000만원으로 6000만원 줄어든다.

증여 취득세는 시세가 아닌 공시가격으로 계산한다. 올해 공시가격이 확정(4월 말)되기 전이어서 지난해 공시가격 기준이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지난해 5억1200만원에서 올해 6억1600만원(예정)으로 오른다. 지난해 공시가격 적용으로 취득세 4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이에 따라 최 후보자 부부와 딸 부부가 절감할 수 있는 양도세·보유세·증여세·취득세가 총 4억8000만원으로 추정된다. 매도 시 양도세와 비교하면 최 후보자와 증여 받은 딸 부부가 낼 총 세금이 최 후보자의 양도세 4억1000만원에서 딸 등의 증여세·취득세 1억6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 절세하는 셈이다.

자료: 업계 종합

자료: 업계 종합

최 후보자가 현재 1 주택, 1 분양권 상태에서 최종적으로 주택자가 되고 절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남은 과제가 있다. 잠실 엘스를 늦어도 내년 5월까지 처분하는 것이다.

세종시 아파트가 8월 준공한 뒤 최 후보자는 다시 2주택자가 된다. 세종시 아파트 입주 이후 3년 이내에 잠실 엘스를 처분하면 ‘일시적 2주택’에 해당해 잠실 엘스 양도세를 매도가격 9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양도세 감면 혜택이 앞으로 3년 반가량 남아있지만 문제는 보유세다. 세종시 아파트의 내년 공시가격을 7억원으로 가정하면 잠실 엘스를 포함한 내년 보유세(잠실 엘스 공시가격은 올해 가격 적용)가 566만원이다. 내년 6월 이전에 잠실 엘스를 팔 경우 보유세는 종부세 없이 185만원이다. 잠실 엘스와 세종시 아파트를 둘 다 가지고 있으면 2주택자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닌다.

지금 잠실 엘스를 팔면 1주택자로 양도세가 1400만원 정도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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