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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부모 살해’ 중국 동포 공범,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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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는 이희진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는 이희진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33·수감)씨 부모살해 사건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중국 동포 공범 중 1명이 “우리가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지인을 통해 알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달아난 공범 “우리가 안했다” #주범 피의자와 상반된 주장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지난달 25일 중국 칭다오(靑島)로 달아난 A씨(33)는 최근 “우리는 하지 않았다.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微信·웨이신)을 통해 국내에 있는 지인에게 보냈다.

또 A씨는 “경호 일을 하는 줄 알고 갔다가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해 황급히 중국으로 돌아왔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A씨는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무엇을 하지 않았다는 것인지는 정확히 표현하지 않았으나, 혐의가 가장 중한 ‘살인 행위’를 부인하는 진술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 등 주변인 조사 과정에서 최근 A씨로부터 이 같은 메시지가 온 사실을 파악했다.

A씨의 메시지 내용은 이 사건 관련자 중 유일하게 검거된 주범격 피의자 김모(34)씨가 지금까지 온 진술과 배치된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직후 칭다오로 도주한 공범들이 이씨 부모를 살해한 것”이라며 “내가 죽이지 않았다. 억울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는 고용한 중국 동포들이 우발적으로 상해 및 살해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동포를 고용한 것도 단지 위세를 보여주려는 경호 목적이었을 뿐 살해 의도는 원래 없었다는 게 김씨 측 설명이다.

앞서 김씨는 A씨 등 3명을 고용해 지난달 25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소재 이씨 부모 아파트에서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강도살인)로 전날 구속됐다. 그는 두 사람의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하고,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경기도 평택의 창고로 옮긴 혐의도 받는다.

A씨 등 중국 동포 3명은 사건 당일 오후 6시 10분쯤 범행 현장에서 빠져나와 항공권 3매를 예약하고 인천공항을 통해 칭다오로 출국했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중국 공안이 A씨 등의 신병을 확보하면 국제사법공조를 거쳐 이들을 국내로 송환하겠다는 계획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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