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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포스트 차이나', 오리온 등 속속 생산시설 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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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인도 라자스탄 하얏트 마네사르 호텔에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왼쪽)과 숙비르 씽 만 '만 벤처스' 회장이 착공 기념사진을 찍으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 오리온]

20일(현지시간) 인도 라자스탄 하얏트 마네사르 호텔에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왼쪽)과 숙비르 씽 만 '만 벤처스' 회장이 착공 기념사진을 찍으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 오리온]

제과·식품업계가 속속 인도로 향하고 있다. 인구 13억명, 제과 시장 11조원 규모 인도가 기회의 땅 ‘포스트 중국’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리온은 20일(현지시간) 인도 라자스탄에서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인도법인에 300억원을 투자했고 공장은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은 1만7000㎡(5100평) 규모로 앞으로 오리온 초코파이를 비롯해 핵심 제품을 생산해 인도 시장에 공급한다. 생산공정은 현지 제조업체 ‘만 벤처스’가 맡았다. 1989년 설립된 만 벤처스는 비스킷ㆍ초콜릿ㆍ차ㆍ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제과 제조 전문 기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생산은 만 벤처스가 전담하고 오리온은 영업ㆍ마케팅ㆍ제품관리 등 생산을 제외한 전 과정을 관할한다”고 말했다.

2020년 완공 인도 북서부 공략 #제과 시장 11조 규모 '기회의 땅' #중국 집중 벗어나 시장 다변화

오리온의 인도 시장 도전은 사실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09년 인도의 종교ㆍ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만든 식물성 마시멜로를 넣은 초코파이를 들고 문을 두드렸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어 인도 현지 공급까지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고 마케팅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또 중국 장사가 워낙 잘 되던 시점이라 인도에 눈 돌릴 여력도 없었다.

그 사이 롯데제과는 인도에 생산공장을 세워 초코파이 시장을 선점했다. 2004년 인도에 진출한 롯데제과는 현지 제과업체를 인수해 세를 키우고 2010년엔 인도 첸나이에 대규모 초코파이 공장을 세웠다. 또 2017년엔 아이스크림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하브모어를 인수하는 등 인도에서의 제과 식품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오뚜기도 지난해 말 한국 식품으로 처음으로 인도 홈쇼핑 채널에 진출해 가능성을 모색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 시장을 겨냥해 만든 채식 진라면을 소개하면서 현지 반응을 살폈다. 아직 생산 시설을 세우진 않았지만 오뚜기는 인도 라면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2020년까지 100억원 수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오리온의 이번 인도 재도전은 보다 공격적이다. 지난해 10월 인도 현지법인 ‘오리온 뉴트리셔널스’를 설립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이어 현지 위탁생산사로 만 벤처스를 선정하고 인도 북부와 서부를 공략할 방법을 모색해왔다. 착공식에 이어 다음 달에는 글로벌 제과 회사 출신 최고경영자와 영업 전문가를 영입해 인도 법인 운영을 본격화한다.
착공식에 참석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이번 생산공장 착공으로 오랫동안 준비한 인도 시장 진출의 첫 삽을 뜨게 됐다”며 “해외 첫 진출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시장 확장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오리온이 인도 시장 진출 이유는 시장 다변화가 절실해서다. 1993년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한 오리온은 현재 공장 7곳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에서 ‘하오리요우(좋은 친구)파이’로 탄탄하게 브랜드를 구축했지만 갈수록 경쟁이 거세지고 유사 제품의 추격도 거세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 시장 집중의 위험도 경험했다. 2016년 1조3000억원이었던 중국 매출은 사드 사태를 겪으면서 이듬해 7900억원으로 떨어졌고 지난해까지 사드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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