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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학생들 "삼가 고학(學)의 명복 빕니다"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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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후마구조대' 학생들이 연 '후마니타스 장례식'. [후마구조대 제공]

경희대 '후마구조대' 학생들이 연 '후마니타스 장례식'. [후마구조대 제공]

경희대 학생들이 대학 측의 교양강의 통폐합과 강의 질 하락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희대 비민주척결 행동연대 후마구조대'와 재학생 등 20여명은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캠퍼스에서 "이번 교양강의 개편으로 후마니타스칼리지(교양학부)의 인간다움은 죽었다"며 '후마니타스 장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대학 후마니타스칼리지는 2011년 인문학 교육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설립됐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올해 1학기부터 기존에 운영되던 필수 교양 과목 '우리가 사는 세계'와 '시민교육'을 '세계와 시민'이라는 하나의 강의로 통합했다.

학생들은 대학 측이 학내 구성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교양강의 개편을 졸속으로 진행했다며 지난 1월 '후마구조대'를 결성해 반발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은 교양강의가 이뤄지는 청운관 앞에 '삼가 고학(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쳤다. 이들은 영정 앞에 흰 국화를 바치는 '장례식'을 연 뒤 현수막을 들고 캠퍼스 내를 행진했다.

후마구조대 측은 "학교가 일방적으로 '우리가 사는 세계' 폐지를 통보하자 지난해 이에 반대하는 교수들이 비상대책위를 만들었다"며 "그러나 학교 측은 반대하는 교·강사들을 협박·회유해 비대위를 해체했고 '징계하겠다'며 위협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졸업학점 축소, 교양강의 수강 정원 증가, 인터넷강의 전환 등 비용을 줄이려는 대학 측의 '꼼수' 때문에 교육의 질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후마구조대 관계자는 "향후 학내 의사결정 기구에 참여해 대학 측의 교양강의 통폐합이 가진 문제점과 교육의 질 악화를 계속해서 비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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