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조정 의향있다”…‘김해 신공항’ 국무총리실 검증가나

중앙일보

입력

이낙연 총리가 1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이낙연 총리가 1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대정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부산·울산·경남이 거부하는 김해 신공항 건설안을 국무총리실 차원에서 조정하겠다는 뜻을 19일 밝혔다. 지난해 민선 7기 출범 이후 부·울·경이 주장해온 ‘김해 신공항 불가·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요구에 이 총리가 처음으로 ‘국무총리실 조정’ 의향을 밝힌 것이다.

이낙연 총리,국회 대정부질문에 답변 #“국무총리실 조정” 첫 의향 밝혀 주목 #부산시,“총리실 검증 기정사실, 환영”

이 총리의 이런 발언은 국토교통부가 전날 김해 신공항 건설 강행 의지를 밝히고, 앞서 17일 부·울·경 광역단체장이 국회에서 김해 신공항 불가 입장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국토교통부와 부·울·경 검증단 사이에서 수용 가능한 조정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면서 “그러나 만약 조정이 되지 않고 끝내 표류하게 된다면 총리실에서 나서서 조정을 시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자유한국당 주호영(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의 ‘김해 신공항’(김해공항 확장)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7일 국회정론관에서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김해 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부산시]

오거돈 부산시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7일 국회정론관에서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김해 신공항은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부산시]

이 총리는 또 “부·울·경에서 민간 중심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이의가 제기돼 그분들 나름으로 검증해 그 결과가 국토부에 전달이 됐다”면서 “국토부는 지금까지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 신공항 건설을 놓고 부·울·경 지역과 국토교통부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총리는 이어 “최근 대구공항 이전 문제가 대구시와 국방부 사이에서 조정이 안 돼 총리실이 조정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바 있다”며 “김해공항 문제도 조정이 안 된다면 총리실에서 조정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구을) 국회의원의 질의에도 같은 취지의 답변을 했다.

부산시는 김해 신공항 문제의 국무총리실 검증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 총리의 발언을 지난달 13일 부산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검증 논의 국무총리실 승격’ 발언, 지난 13일 예산정책협의회를 위해 부산을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지원 약속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도.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의 김해 신공항 건설계획도. [국토교통부]

부산시는 이날 의견문에서 “부·울·경 800만 시·도민의 뜻을 모아 전적으로 환영과 감사의 마음을 드리며, 대한민국 백년지대계인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개항을 목표로 현재 활주로 2개인 김해 공항에 활주로(3.2㎞) 1개와 국제선 청사를 추가 건설하는 김해 신공항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부·울·경에선 김해 신공항이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며 국무총리실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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