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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부모, 과거 방송서 “아들 거짓말 안 해” 호소

중앙일보

입력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33)씨 부모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 범행 동기 등 사건 배경에 이씨가 연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씨가 저지른 범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김모(34)씨는 “이씨 아버지에게 2000만원을 빌려줬는데 돌려받지 못해 공범 3명을 고용해 죽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일단 이씨와 이번 사건이 관련 없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경찰은 이씨와의 관련 여부를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이희진은 누구?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이씨는 2013년을 전후로 증권전문방송 등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약했다.

이후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 주택이나 수십억에 달하는 슈퍼카 사진을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렸다.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올리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오로지 노력으로 자수성가한 흙수저”라고 말해왔다.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청담동 주식 부자’라고 불리던 그의 ‘두 얼굴’이 드러나는 데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 등에 이씨만 믿고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다는 이들이 속속 나오면서다. 그는 2014년 1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한 증권전문방송에 출연해 특정 비상장주식을 지목하며 허위·과장 정보를 퍼뜨리고 204명의 투자자에게 투자를 유도해 251억원 상당의 손실을 보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모친 “사기 안 쳤다” 법정서 울기도  

[사진 JTBC 방송 캡처]

[사진 JTBC 방송 캡처]

이씨의 어머니 A씨는 과거 아들과 관련한 보도에 수 차례 등장했다. 지난해 4월 이씨의 1심 재판 때도 그랬다. 당시 A씨는 아들인 이씨에게 징역형이 선고되자 “사기친 거 아니에요. 우리 애들은 사기 안 쳐요”라며 울부짖다가 법정에서 퇴정당했다.

현재 이씨는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130억5500만원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A씨는 2016년 10월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와 인터뷰에선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것은 맞다”면서도 “언론에선 계속 (아들을) 천하의 사기꾼 이희팔(이희진+조희팔)이라고 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이가 죄 진 만큼만 벌 받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객관적으로 봤을 땐 언론에서 (아들을) 띄우고 그걸 유지하려고 거짓말로 부풀렸던 것 같다”며 “그걸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프다. 걔(이희진) 부가티 베이론 타지도 못했고, 왕소금이다”라고 말했다.

아버지 B씨 역시 “내가 알기론 부가티 딱 두 번 탔다”며 “허풍은 있어도 애가 거짓말은 안한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이씨의 범죄에 가담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씨가 유료회원들의 투자금을 끌어모았을 당시 이씨가 대표였던 유사투자자문업체 미라클 인베스트먼트의 감사에 A씨의 이름이 올라있기 때문이다. A씨는 이씨가 투자금을 유치한 회사였던 케이론 인베스트먼트의 대표기도 했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씨 부모가 살해된 채 발견됐다. A씨는 경기도 안양 자택에서, B씨는 평택의 한 창고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B씨와 2000만원의 채무 관계가 있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그는 피해자가 투자 목적으로 김씨 돈을 빌려다 썼으나 돌려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아들 이씨와는 무관한 개인적 문제”라고도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김씨의 일방적인 진술이기 때문에 자세한 조사가 필요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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