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5백명 편갈라 "소주병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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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경기를 관람하던 관중들이 운동장에 난입,소주병 등을 던지며 편싸움을 벌여 15명이나 다치고 경기가 1시간가량 중단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스포츠경기 관중들의 작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6일 오후9시10분쯤 서울 잠실동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해태­LG의 경기도중 양쪽 관중 5백여명이 운동장에 난입,술병을 던지고 집기를 부수는 등 편사움을 벌여 박관택씨(34ㆍ서울 송파동 삼익아파트)가 술병에 맞아 머리를 다치는 등 관중 15명이 부상했고 경기가 1시간가량 중단되는 소동을 빚었다.

이날 난동은 7회말 3점을 앞서가던 LG가 추가로 7득점, 점수차가 10­으로 크게 벌어지자 3루쪽 관중석에 있던 해태응원관중들이 무더기로 운동장에 뛰어들며 비롯됐다.

순식간에 5백여명으로 불어난 나동관중들은 몽둥이ㆍ관중석의자ㆍ쓰레기통 등을 들고 운동장을 검거,만류하는 청원경찰과 승강이를 벌였고 일부는 운동장에 술자리를 벌이기도 했다.

이때 1루쪽 관중석의 LG응원관중들도 이에 맞서 운동장안으로 뛰어들었고 이중 1명이 의자를 들고 내려와 해태응원관중의 뒷머리를 내리쳐 양팀응원관중들의 편싸움으로 번졌다.

흥분한 일부 관중들은 관중석 의자에 불을 붙이고 내ㆍ외야 담장에 설치된 광고부착물을 떼어냈으며 운동장 중앙과 1루쪽 관중들사이에는 서로 술병과 오물투척전이 벌어졌다.

이날 난동은 경기중단 36분이 지난 오후9시46분쯤 전경 3개중대가 운동장으로 추가진입,관중들을 해산시켜 가까스로 수습됐다. 이날 경기는 중단된 뒤 1시간8분만인 오후10시18분쯤 속개돼 LG가 8회말에 3점을 추가해 해태를 13­1로 눌렀다.     [중앙일보 1990년 8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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