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구글, 안드로이드 OS에 끼워팔기 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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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상조. [뉴시스]

김상조. [뉴시스]

"현대차는 진전됐지만, 삼성은 아쉽다.”

불공정 혐의 조사 방향 내비쳐 #주총 앞둔 기업들 이사진 품평 #“현대차는 진전, 삼성은 아쉬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올해 주주총회 관전평을 요약하면 이렇다.

우선 현대차는 22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사외이사 후보로 윤치원·유진오·이상승 씨를 추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현대차는 시장 평가를 고려해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고 총평했다. 현대차 스스로 이사회 견제에 적합한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그룹 바이오 계열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당국의 분식회계 결정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은 김동중 씨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분식회계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이들을 다시 사내이사·감사위원으로 추천했다”며 "(분식회계 혐의 관련 행정소송) 판결이 날 때까지 기존 입장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 등은 이해하지만, 시장의 공감을 얻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부터 23일까지 열릴 주총 시즌은 "한국 기업 지배구조 변화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강성부펀드 등 국내 행동주의 펀드도 생기는 등 자본시장 플레이어의 인식 자체가 바뀌었고 기업들도 (변화의) 단계에 다다랐다는 느낌”이라며 "기업 지배구조가 국제적 흐름에 근접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기반을 다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공정위의 구글 불공정 혐의 조사 방향을 크게 두 가지로 언급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끼워팔기’와 구글의 검색시장 지배력 남용 혐의다. 공정위가 구글에 대한 조사 방향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의 시장 지배력 남용 혐의는 경쟁법 전문가 사이에서도 논란이 됐다. 구글은 구글플레이(애플리케이션 장터)·유튜브 등 필수 앱을 스마트폰에 탑재하길 원하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해 반드시 안드로이드 OS를 쓰도록 강제해 왔다. 안드로이드 OS와 함께 다른 앱들을 ‘끼워팔기’한 혐의다. 그런 다음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토록 해 네이버·카카오 등 경쟁 앱은 기본 탑재(선탑재)할 수 없도록 막았다.

김 위원장은 "구글은 검색서비스 시장에서의 압도적 위치를 이용해 다른 서비스에 시장 지배력을 전이하는 문제가 있다”며 "구글플레이 등도 안드로이드 OS에 기본 탑재돼 번들링(끼워팔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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