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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전환 느리고 답답한 한국축구 조직력 키워야 활로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월드컵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 출전할 국가대표 최종선발을 겸한 제l8회 대통령배국제축구대회는 한국축구가 여전히 세계적 수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음을 확인케 했다.
한국대표인 청룡팀이 비록 3위를 차지했으나 체코를 비롯, 포르투갈·덴마크·우루과이가 펼쳐보인 차원높은 축구의 편린은 고귀한 자료로 삼을만한 것이었다.
개인기·체력·조직력에 체코와 덴마크팀이 보인 투지는 한국축구의 현수준으로는 도저히 능가할수 없는 벽인 것처럼 높아 보였다.
체코나 덴마크의 경우 공격수와 미드필더·수비가 조직적으로 팀웍을 이뤄 공수전환이 빠른 반면 한국은 중간허리가 없어 공·수전환이 늦고 쓸데없이 많이 뛰는 소모형 축구를 벗어나지 못해 효과적인 공격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특히 수비의 경우 훨씬 체격이 큰 유럽공격수들의 드리블링과 속임수동작에 무력하게 무너지기 일쑤고 감각과 순발력의 부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 미드필드에서의 저지와 문전수비는 각각 감각과 요령이 다르다는 것은 축구상식이지만 허무하게도 대표선수들이 이에 익숙지 못했다.
결국 공이 몸에 달라붙는 개인기를 체득하지 못한 한국축구는 이회택(이회택) 감독의 말대로 『앞으로 남은 1∼2개월동안 합동 및 합숙훈련을 통해 「피나는 훈련」을 반복,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함』을 절감한 셈이다.
이감독은 김주성(김주성)을 스트라이커로 복귀시키고 이번 대회로 부상한 박양하(박양하) 황보관(황보관) 함현기(함현기) 김병수(김병수)등 신진파워를 미드필더에 보완하는 정도로 새대표팀을 확정지을 계획이나 월드컵을 향한 한국축구는 선수 몇 명의 기용 여부보다 「모든 열세」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비범한 기동성과 조직력을 배양하는데 더 치중해야 할 것 같다.

<허술한 정보 외화낭비>
○…총예산 12억원이 투입된 이번대회는 축구협회의 해외정보 미숙과 행정 미숙으로 기대이하의 성과만 올렸다는 지적.
체코·덴마크팀등은 그런대로 베스트멤버가 포함되었으나 세계챔피언인 우루과이의 나시오날과 유럽의 명문인 포르투갈의 벤피카는 주전들이 대폭 빠졌고 헝가리의 경우는 정책적이긴 했지만 2진급 선수들이 참가함으로써 협회가 내세운 「세계수준급팀 초청」을 무색케 하고 외화만 낭비한 결과를 초래한 것.
나시오날의 경우 주전6명이 빠짐으로써 예선탈락의 결과를 초래했고 헝가리의 경우는 우리 선수들이 배울 것이 없었다는 것이 중론.
이밖에도 수준이하의 극동심판들을 초청해 대회의 질을 떨어뜨림은 물론 한국팀 경기에 한국선심들이 들어가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을 낳기도 했다.

<대회 명칭도 바꿔야>
○…대통령배대회의 명칭과 경기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축구계의 지배적인 의견. 「박스컵」대회로 시작된 이대회는 「프레지던트컵」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나 FIFA(국제축구연맹)가 대회명칭을 변경해줄 것을 요격하고 있고 축구인들도 「서울컵」이나 「코리아컵」으로 바꿔야하며 대회도 격년제로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또 경기방식도 4∼5개 우수한 팀만을 초청, 풀리그로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중론.
막대한 개런티를 주고 불러온 팀이 2게임정도 치름으로써 예산낭비는 물론 한국축구전력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풀리그를 치러 세계적인 팀들을 충분히 활용하자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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