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슬레틱스전 13회 5 - 5 상황 "대타는 박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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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잘 치는 투수' 박찬호가 5월 16일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6회 초에 안타를 때리고 난 뒤 1루로 뛰고 있다. [중앙포토]

"대타 박찬호."

30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메이저리그 경기. 브루스 보치 파드리스 감독은 5-5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3회 말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앨런 엠브리의 타석 때 대타 투입을 알렸다. 무려 21명의 선수가 출장한 이날 혈전에서 등장할 수 있었던 선수는 내야수 제프 블럼. 그러나 방망이를 들고 타석으로 나선 선수는 뜻밖에 박찬호였다.

보치 감독이 박찬호를 대타로 내보낸 것은 궁여지책이었다. 파드리스는 이날 투수 로스터 12명 가운데 1일 선발로 나서는 박찬호를 비롯한 4명을 제외하고 8명을 마운드에 투입했고 타자들도 총동원됐다. 교체멤버인 블럼은 올 시즌 0.251의 타율을 기록 중이지만 6월 들어 부진, 25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어서 보치 감독의 믿음을 얻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박찬호는 볼카운트 1-1에서 상대 좌완투수 론 플로레스의 3구째를 밀어쳤으나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파드리스는 연장 14회 초에 결승점을 내줘 5-6으로 패했다. 팀 내는 물론 내셔널리그 투수들 중 가장 좋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박찬호의 시즌 타율은 0.360에서 0.346(26타수 9안타)으로 떨어졌다. 1994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에 입문한 박찬호가 대타로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

한편 메이저리그 최고의 지장으로 꼽히는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종종 투수를 대타로 기용,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실제 득점에서도 짭짤한 재미를 봐왔다.

박찬호는 지난달 1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들어 좋은 타격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북 치고 장구 치는'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0.173, 홈런 2개, 2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박찬호는 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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