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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깊이읽기] 당신 안에서 야생마가 날뛰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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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미친 뇌가 나를 움직인다

데이비드 와이너·길버트 헤프터 지음, 김경숙·민승남 옮김
사이, 344쪽, 1만3500원

'부드러움의 대명사'로 통하던 영국 배우 휴 그랜트가 1995년 창녀와 카섹스를 하다 적발됐을 때 전세계 영화팬들은 경악했다. 잘 나가는 모델 애인이 있는데다 하필 공공장소에서 걸렸기에 놀라움은 더 컸다. 사태가 진정된 뒤'투나잇쇼'에 출연한 그랜트에게 진행자가 물었다. "휴,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어요?" 그건 아마도 그랜트 자신이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이 아니었을까.

심리학자들은 "왜 평소에는 멀쩡해보이는 사람들이 돌변해 비이성적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일까"에 주목하면서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잠재적 불합리성'의 정체를 추적한다. 범인은 바로 권력.영역.성.애착.생존에 얽힌 다섯 가지 욕구. 대뇌 안에 있는 냅킨 크기보다 작은 '변연계'가 이 욕구들을 좌지우지한다. 책은 진화심리학을 토대로 어찌하면 야생마처럼 날뛰는 욕구들을 다스릴 것인가를 모색해나간다. 평소 '앵거 매니지먼트(성질 조절하기)'가 잘 되지 않아 당혹스러웠던 사람들이라면 일독할 만한 실용서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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