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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정권이 통치의 실체"는 인정(평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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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어제 반성 많이 했다">
○…박준규 민정당 대표 위원은 지난 24일 박철언 청와대 보좌관에 대해 한 마디 한 것이 의외로 큰 파문을 일으키자 입장이 곤란한 듯 26일 대구·경북 청년 자원봉사단 6·29이념 실천결의대회에선 이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일체 함구.
박 대표는 『어제 미리 내려와 반성을 많이 했다』며 『임중이도원(임무는 무거운데 길은 멀다) 인데 잡담만 하고 세월을 보낼 수 있느냐』며 그 문제는 더 이상 질문을 봉쇄.
한편 대회에서 이치호 의원은 특강을 통해 『지금도 민정당의 뿌리인 5공을 청산하라는 것은 민정당을 해체하라는 것 아니냐』며 『5공청산은 흘러간 옛 노래』라고 주장. 【대전=김종국 기자】

<민주당성토로 일관>
○…평민당은 26일 총재단 회의에서 김영삼 민주당총재가 관훈클럽토론회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정통성을 인정한 것을 문제삼았으나 그렇다고 평민당이 노 정권의 정통성을 부인할 것이냐는 문제에 걸려 성토로만 일관.
최영근 부총재는 『김 민주총재는 대통령선거직후 부정선거라며 선거무효를 선언했고 중평때는 정권퇴진운동을 벌였다』며 『김종필 공화당총재처럼 일관된 입장을 취했다면 몰라도 난데없이 정통성을 인정한다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
그러면서도 최 부총재는『평민당은 노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한 채 『우리도 부정선거라 주장하고 있지만 통치의 실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아리송하게 대답.
한편 김대중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부학생들의 6·25북침주장과 관련, 『그 같은 주장은 역사를 왜곡시키는 것』이라며 『극우세력에 이용당할 소지를 주는 주장』이라고 강력 비판.

<미리 발표해 규모축소>
○…김영삼 민주당총재는 26일 낮 마포 가든호텔로 최호중 외무 등 4개 부처 장관을 초청해 자신의 방 소 성과를 토대로 후속조치를 협의.
민주당은 당초 8개 부처장관을 초청하기로 발표까지 했는데 이같이 모임이 축소된데 대해 『혹시 외부에서 이모임을 이상한 눈으로 볼 것 같아 스스로 줄였다』고 변명했으나 실은 정부쪽의 확답도 듣기 전에 일방적으로 발표부터 먼저 했기 때문이라는 후문.

<초청받은 장관 체크>
○…국무총리실은 김영삼 민주당총재가 26일 오찬에 외무·내무·통일원장관 등 4개 부처 장관을 초청한데대해 그 목적과 의도를 민주당 측에 알아보는가 하면 초청받은 장관들에게 참석여부를 체크하는 등 비상한 관심.
한 당국자는 『김 총재가 최근 방 소 결과와 허담과의 회동배경 등을 설명하기 위해 장관들을 초청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4명의 장관을 동시에 「소집」한 것은 연정이나 내각책임제 아래서라면 몰라도 대통령중심제 아래서 좀 심하지 않느냐』고 갸우뚱.

<연방제 거론 안된다>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제8차 월드 포럼 폐막일인 25일 세계정치 및 전략회의에서 주한미군을 『평화유지군』으로, 통일방안에 대해선 『아직 연방제나 체제연합 등을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는 등 평소 소신을 피력.
김 총재는 다음 행선지인 세인트루이스로 떠나기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성과를 묻는 질문에 『우리도 알맹이 없이 자화자찬만 할 것이 아니라 허튼 생각 버리고 심도 있게 파고들어 국력을 키워야한다』고 대답.
김 총재는 미 행정부의 「체니」국방, 「야이터」농무, 「모스배처」상무장관, 「칼라·힐스」 무역대표부 대표 등을 따로 만났음을 밝히면서 『「체니」는 주한미군감축불가론을 거듭 강조했으며 나머지 인사들은 한국의 경제사정과 민주화과정을 잘 알기 때문에 한미통상협상 때 슈퍼301조를 적용시키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전언. 【미 콜로라도 비버크릭=조현욱 특파원】

<용 못되는 이무기 탄식>
○…노태우 대통령은 26일 6·29선언 2주년을 맞는 라디오연설에서 『6·29는 어느 한 사람의 선언이라기보다 우리도 남부럽지 않은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는 온 국민의 한결같은 기대와 소망이 모여진 것』이라며 그 이후의 민주화 및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성과로 예거.
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의 역사를 바꾸어놓은 민주주의를 위한 하나된 마음, 서울올림픽의 영광과 긍지가 불과 9개월이 지난 이제 먼 옛일처럼 식어져 안타깝다』며 이무기가 물을 박차고 승천하는 단계에서 정성이 부족해 용이 못되고 땅에 떨어지는 설화를 인용해 현실을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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