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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탕웨이싱 자극에 넘어갔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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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강전> ●탕웨이싱 9단 ○안국현 8단

5보(67~87)=탕웨이싱 9단은 71까지 수순으로 틈을 비집고 나와 머리를 내미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흑의 빠져나가는 모양이 그리 좋지 않아 백이 충분히 해볼 만한 싸움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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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는 흑의 선택지 가운데 최대한 버티는 수. 탕웨이싱 9단이 지금 두는 수들을 보면, 형세가 좋지 않다고 판단하고 최대한 바둑을 어렵게 꼬기 위해 애쓰는 기색이 역력하다. 상대가 이렇게 나온다면 형세가 유리한 쪽은 상황을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해 복잡함을 피해야 한다. 우세를 점한 쪽에서는 바둑이 복잡해져서 좋을 게 없다. 쓸데없는 변화의 여지를 주었다가는 유리했던 바둑을 그르치기에 십상이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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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탕웨이싱 9단의 버티기에 안국현 8단이 자극을 받은 걸까. 76, 78로 이단 젖힌 다음 숨도 쉬지 않고 80으로 막아섰는데 이는 아무리 봐도 쓸데없는 무리수다. 지금은 ‘참고도’ 흑1로 젖혔을 때, 백2로 먼저 끊고 백4로 단수친 다음 백6으로 양호구를 치는 게 현명했다. 이렇게 뒀다면 아무런 뒤탈 없이 안국현 8단이 유리했던 형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실전에선 안국현 8단이 무리수를 두자 탕웨이싱 9단은 기다렸다는 듯이 81로 끊었다. 당연한 반발이다. 백이 82로 이을 때 흑이 83으로 연결하니 백이 양쪽으로 찢어져 곤란한 모습. 내내 백이 두기 편했던 바둑이 순식간에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든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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