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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명이 못 찾은 실종자 찾아낸 주인공은…

중앙일보

입력

119 인명구조견 왕건. [사진 소방청 제공]

119 인명구조견 왕건. [사진 소방청 제공]

119 인명 구조견이 나흘 동안 실종 상태에 있던 70대 남성을 실종 지점으로부터 4㎞ 떨어진 곳에서 찾아냈다.

10일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에 따르면 수도권119특수구조대 소속 인명 구조견 ‘왕건’(5)은 지난 2일 경기도 포천 금주산에서 실종자 A씨(78)를 구조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께 “염소 먹일 솔잎을 따러 산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섰다가 실종됐다. 4시간이 넘도록 귀가하지 않자 오후 6시 34분쯤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과 경찰·군인 총 469명이 산을 수색했으나 A씨를 찾지 못했다.

이에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오전 8시 왕건이 수색 특명을 받고 투입됐다.

왕건은 사흘 만에 쓰러져 있던 A씨를 핸들러(운용자) 황창선 대원과 함께 찾아냈다. A씨가 발견된 지점은 실종 장소로부터 약 4㎞ 떨어진 곳이었다.

A씨는 소방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꼬박 사흘을 산에서 보낸 A씨는 타박상과 탈수 증세 외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원은 “수색 지역이 험하고 범위도 넓어 어려움이 있었지만, 왕건이 더 큰 위험에 처하기 전 실종자를 구조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수컷 벨지안 말리노이즈 종인 왕건이는 2015년 말부터 약 2년의 교육과정을 거쳐 2017년 11월 현장에 배치됐다. 지난해엔 10월 충북 충주에서 실종된 90대 여성을 이틀 만에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소방청에는 왕건을 포함해 인명 구조견 28마리가 있다. 인명 구조견은 19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0년간 4920차례 출동해 362명(생존 167명·사망 195명)을 구조했다. 인명 구조견이 올해 들어 구조한 인원은 4명(생존 1명·사망 3명)이다.

중앙119구조본부는 오는 2024년까지 인명 구조견을 63마리로 늘릴 계획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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