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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서울서 열려던 한·일 경제인회의 갑자기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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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해 5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앞줄 왼쪽에서 다섯째)를 예방한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앞줄 왼쪽에서 넷째) 등 한국 경제인들이 일본 총리 공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0일 한·일경제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5월 열릴 예정이던 올해 회의가 연기됐다고 공지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앞줄 왼쪽에서 다섯째)를 예방한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 회장·앞줄 왼쪽에서 넷째) 등 한국 경제인들이 일본 총리 공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0일 한·일경제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5월 열릴 예정이던 올해 회의가 연기됐다고 공지했다. [연합뉴스]

올해 5월 개최될 예정이던 한·일 경제인 회의가 갑자기 연기됐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양국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

협회 “9월 이후로 연기” 공지 #대법 징용판결이 영향 미친 듯 #작년엔 한·일 상의 회의도 연기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는 한국 내 한·일경제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3∼1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던 올해 회의가 9월 이후로 연기됐다”고 지난 5일 공지했다.

협회는 공지문을 통해 “최근 한·일 관계가 여러 가지 갈등으로 인해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고, 양국 교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양국 협회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회의의 내실화 및 성과 제고 등을 위해 회의 개최를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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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주최하는 한·일경제협회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이 부회장이다.

한국·일본에서 매년 번갈아 열리는 한·일 경제인 회의는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올해는 5월 중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1969년 서울에서 첫 회의를 연 한·일 경제인 회의는 양국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모여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다.

한·일경제협회는 “앞으로도 지난 50년간 지속해 온 양국 경제계의 우호증진과 경제 교류의 끈을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제인 회의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최근에는 경제인보단 각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간 만남에 더 큰 의미를 뒀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제50회 한·일 경제인 회의 기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공관에서 한국 경제인을 만났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안녕하십니까”라는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한·일 경제인 회의가 그동안 한·일 관계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계속 개최돼 왔기 때문에 한·일 양국이 긴밀한 연대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열린 제49회 한·일 경제인 회의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해 축사를 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 경제인 회의에 정부 고위 관계자나 정치인이 참석했던 만큼 최근 한·일 외교 관계를 고려하면 양측 모두 부담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인 모임이 연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인 모임인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연기됐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노역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상공회의소가 우려 표명의 의사를 밝히면서 회의가 열리지 못한 것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 특허청장 회담 등 정부가 진행하는 행사가 취소된 적은 있었지만, 경제단체의 행사가 무산된 것은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처음이다.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는 한국과 일본의 상의 회장이 민간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로 1년에 한 번 한국과 일본상의가 번갈아 개최한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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