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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뭐든 가짜”…中 신문사 사장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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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주석(왼쪽)과 구줘헝이 트워터에 올린 시진핑 주석 사진[연합뉴스, 구줘헝 트위터 캡처]

시진핑 중국 주석(왼쪽)과 구줘헝이 트워터에 올린 시진핑 주석 사진[연합뉴스, 구줘헝 트위터 캡처]

친 중국 성향 홍콩 신문 홍콩 성보(成報)의 구줘헝(谷卓恒) 회장이 최근 트위터에 가짜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을 올려 망신을 당하고 있다. 구줘헝 회장은 지난달 말 시 주석 가족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서 오히려 역풍을 맞는 분위기다.

10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8일 ‘시 주석의 저장(浙江)성 서기 재임 시절’이라며 시 주석으로 추측되는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고개를 숙여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사진과 함께 “시진핑의 저장성 서기 재임 시절 자료를 제공해 준 저장 지역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는 글도 올렸다. 사진 속 남성은 고개를 숙인 탓에 이목구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었지만, 윤곽이 시 주석과 매우 흡사해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구 회장의 주장과 달리 사진 속 인물은 시 주석의 ‘짝퉁’인 이쥔화(李君華)라는 인물로 밝혀졌다. 네티즌들은 구 회장이 올린 사진 속에 등장한 아이폰 기종 출시 시기와 시 주석이 저장성에서 근무하던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사진 속 인물인 이쥔화는 시 주석과 흡사한 외모로 유명해지는 바람에 직장까지 그만둔 인물로 알려졌다.

트위터에 ‘짝퉁 시진핑’ 사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자 구 회장은 “그것은 일종의 심오한 의미를 담은 글”이라며 “중국인들에게 시진핑은 가짜라는 것을 알려 주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중국은 뭐든지 가짜로 둔갑시킬 수 있고 중국은 거짓말이 난무하는 정부라는 것을 알려주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 회장은 현재 미국에 체류 중으로 미국 연방조사국(FBI)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 8월 말 선전인터넷 금융업체 메이다 이왕(美貸網)의 예금 횡령 사건에 연루됐으며 해외로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구 회장은 성명을 통해 자신이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문회보(文匯報)에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 등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자 문회보가 보복성으로 자신의 수배설을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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