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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고성 방문, 방콕 요리강습…원하는 일정만 콕 집어 즐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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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아무리 혼자 떠나는 여행이 좋아도 이따금 물릴 때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여정을 생면부지의 타인과 함께하는 건 여전히 부담이다. 하루 정도면 좋겠다. 하루쯤은 누군가가 챙겨주는 대로 여행하고 싶다. 혼행족도 가끔은 외로움을 탄다.

[최승표의 슬기로운 혼행생활]가이드투어

 그렇다면 ‘가이드투어’를 생각해 봄 직하다. 한국식 패키지여행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정을 타인과 공유해야 하는 것이라면, 가이드투어는 현지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가이드와 함께 여행하는 걸 말한다. 개별여행 문화가 확산하고, 여행자의 취향이 다변화하면서 최근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가이드투어 전문 여행사 ‘마이리얼트립’의 경우 지난해 투어 상품 매출이 2017년보다 2.7배 늘었다고 한다. 대형 패키지여행사도 현지 가이드투어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프랑스 파리를 찾는 한국인 사이에서 가이드투어 목적지로 인기인 몽생미셸 섬. [사진 프랑스관광청]

프랑스 파리를 찾는 한국인 사이에서 가이드투어 목적지로 인기인 몽생미셸 섬. [사진 프랑스관광청]

프랑스 몽생미셸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는 여행객들. [사진 유로자전거나라]

프랑스 몽생미셸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는 여행객들. [사진 유로자전거나라]

 가이드투어는 미리 준비할 게 없다. 여행지에 가서 결정해도 된다. 호텔 프런트에서 추천을 받거나, 현지 여행사 사무소를 찾아가는 식이다. 그러나 요즘 여행자는 대부분 인터넷에서 예약하고 떠난다. 인기 상품은 매진될 수 있는 데다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훨씬 싸서다. 국내 업체는 마이리얼트립·유로자전거나라(유럽)·몽키트래블(동남아)이 유명하고, 외국 업체는 클룩이 상종가다.
 유럽에서 가이드투어를 이용하는 여행자가 많다.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려면 해박한 가이드의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몇 해 전만 해도 로마 바티칸 투어나 파리 루브르 박물관 투어 등이 인기였는데, 최근에는 프랑스 몽셀미셀 당일치기 상품이 대세다. 프랑스 파리에서 4시간 거리인데 새벽에 출발하는 상품뿐 아니라 야경까지 보고 오는 일정도 있다. 가격은 9만~20만원.

 유로자전거나라 서기원 기획팀장은 “파리나 로마 같은 대도시에 머물다 하루나 이틀 지방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탈리아 남부를 1~3박 다녀오는 상품도 인기”라고 소개했다.

 동남아와 일본을 찾는 개별 여행객도 하루쯤은 가이드투어를 즐긴다. 대만 ‘지우펀 당일치기’, 베트남 다낭 ‘바나힐 버스투어’, 일본 삿포로 ‘비에이 버스투어’ 등이 스테디셀러다. 패키지여행에도 꼭 포함되는 코스다. 대부분 여행자를 데리러 오고 데려다줘서 편하다.

요즘 축덕(축구 마니아) 사이에서는 유럽 명문 구단 방문이 유행이다. 영국 프로축구팀 첼시 FC의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 [사진 클룩]

요즘 축덕(축구 마니아) 사이에서는 유럽 명문 구단 방문이 유행이다. 영국 프로축구팀 첼시 FC의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 [사진 클룩]

 한국어 서비스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선택 폭이 넓어진다. 관심 있는 주제 한 가지로만 이뤄진 가이드투어가 많다. 영국 첼시 FC 홈구장 스탬포드 브릿지,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누캄프 등 유럽 명문 축구 구단을 방문하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클룩 송지영 홍보 매니저는 “축덕(축구 마니아) 사이에서 유럽 명문 구단 순례가 유행”이라며 “영어가 서툰 여행자도 주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외 강습 프로그램도 가이드투어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 방송)의 인기 때문인지, 요즘의 한국인은 프랑스·태국·홍콩 등 어디를 가나 쿠킹 클래스에 참여한다. 필리핀이나 태국에서 싼값에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따오는 건 오래된 해외여행 강습 아이템이다.

베트남에서는 다채로운 요리를 배워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 프로그램이 인기다. [중앙포토]

베트남에서는 다채로운 요리를 배워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 프로그램이 인기다. [중앙포토]

 가이드투어도 고르는 법이 있다. 싸다고 덥석 물면 안 된다. 온라인 쇼핑과 비슷하다. 평점이 높고, 후기가 많은 투어를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인터넷 결제 전, 쿠폰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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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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