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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의 경고] “한국 기업 30년 뒤, 글로벌 IT 기업 하청업체로 전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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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미래연구원·중앙일보 공동기획  

지난해 1월 울산 울주군 온산읍 대한유화 온산공장 굴뚝에서 불기둥과 함께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대한유화 공장은 2017년 6월에도 20일 가까이 굴뚝에서 화염과 매연이 치솟아 주민의 원성을 샀다. [뉴스1]

지난해 1월 울산 울주군 온산읍 대한유화 온산공장 굴뚝에서 불기둥과 함께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대한유화 공장은 2017년 6월에도 20일 가까이 굴뚝에서 화염과 매연이 치솟아 주민의 원성을 샀다. [뉴스1]

 충남까지 올라온 아열대 기후 속 한반도. 여름철 일상화된 폭염과 오존 주의보, 겨울 하늘엔 숨 막히는 미세먼지. 석탄 화력 발전소가 다시 등장하고, 수량ㆍ수질 모두 악화한 물 부족 국가, 중산층이 무너져 내린 승자독식의 사회, 분노를 등에 업은 거리정치의 일상화, 글로벌 정보기술(IT)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한 한국 기업….

지난해 5월 출범한 국내 최초의 상설 국가 미래연구기관, 국회미래연구원이 첫 프로젝트로 2050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측한 보고서 ‘2050년에서 보내온 경고’를 3일 발표했다. 기후변화와 식량/수자원ㆍ 에너지ㆍ우주과학ㆍ정보기술ㆍ생명공학ㆍ경제ㆍ정주여건ㆍ사람ㆍ인구/사회ㆍ정치/행정ㆍ국제정치ㆍ북한 등 13개 분야를 예측한 이 보고서 속 대한민국 미래는‘암울 일색(一色)’이다. 2050년까지 고속성장을 거쳐 미국 다음으로 1인당 소득이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한 골드만삭스의 미래예측이나, 한국을 찾은 수많은 미래학자가 얘기한‘장밋빛 미래’는 찾아볼 수 없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9000달러, 삶의 질 순위 세계 10위의 세계 일류국가를 제시한 노무현 정부 당시의 ‘함께하는 희망 한국, 비전 2030’과도 딴판이다.

왜 이런 디스토피아적 미래예측이 나왔을까. 한국의 30년 뒤 미래는 정말 절망적일까. 해답은 보고서 속에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13개 분야별로 최소 3개 이상의 종합 미래예측 시나리오를 도출해냈다. 지금까지 해온대로 우리가 문제점에 대해 대처하지 않아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에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미래 시나리오와 사람들이 원하는 바람직한 미래, 그리고 그사이의 시나리오들이다.

김유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안타깝게도 보고서 속 바람직한 미래 시나리오와 일어날 가능성이 큰 미래 예측이 일치한 분야는 하나도 없었다”며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지속한다면 우리의 아들ㆍ딸이 주역이 돼 살아갈 30년 뒤 세상은 우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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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불변의 것이 아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순간 그 미래를 바꾸는‘힘’이 있다. ‘2050년에서 보내온 경고’라는 보고서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국회미래연구원은 30년 뒤 미래를 연구ㆍ조사해 예측하고, 정책 대안까지 제시했다. 예측이 아니라 경고와 대안 제시가 보고서의 본래 목적이다. 이번 연구에는 국회미래연구원 내부 연구인력과 부문별 외부인력 5~6명 등 총 70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중앙일보는 국회미래연구원과 공동기획을 통해 13개 분야에 대한 미래예측을 시리즈로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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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국회미래연구원장은“그간 역대 정권마다 미래전략보고서를 냈지만, 낙관적인 장밋빛 미래상을 위주로 기술한 획일적 미래상에 치우쳤다”며“국회미래연구원은 정파의 이해를 초월해 가능성 있는 다양한 미래 시나리오를 그린 뒤 국민이 원하는 바람직한 미래로 옮겨갈 수 있도록 정책 대안까지 제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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