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與, 친문 백원우 인재영입위원장 검토…총선 대비 "친문 앞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8월 15일, 서울 강남구의 '드루킹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상조 기자

지난해 8월 15일, 서울 강남구의 '드루킹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우상조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공석인 당 인재영입위원장 후보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5일 “두 달 전쯤 이해찬 대표가 청와대 쪽에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을 만한 인사를 보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고, 현재 백 전 비서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백 전 비서관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인사 검증이라 인재영입 과정에서 이 경험을 살릴 수 있다는 논리다. 백 전 비서관 본인도 당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기면 마다치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재선 의원을 지낸 백 전 비서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으로 원조 친노이자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2009년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헌화하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자리에서 일어나 “사죄하라”고 외치다 경호원들에게 저지당한 장면이 유명하다. 그만큼 강성 친노, 친문으로 분류된다.

백 전 비서관을 인재영입위원장에 앉힌다는 건 내년 4월 21대 총선에서 친문 색채를 더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백 전 비서관은 한명숙 전 총리 대표 체제에서 2012년 총선 때 통합민주당의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았는데, 당시에도 호남 비노 중진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친노 공천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는 이와는 별도로 지난달 15일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따로 만나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총선을 앞두고 인재와 전략을 맡을 핵심 보직에 문 대통령의 최측근을 앉히는 구도를 짜고 있는 셈이다.

백 전 비서관이 주요 당직을 맡으며 여의도로 돌아올 경우 여야의 대치가 더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백 전 비서관은 ‘드루킹’ 김동원씨가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도 모 변호사를 따로 만나는 등 이 사건과 엮여있다. 최근 검찰은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했지만, 자유한국당은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련기사

이와 관련해 당 핵심 관계자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으면 괜찮은데, 본인이 전면에 나서는 걸 꺼린다. 백 전 비서관도 못 할 건 없지만 조금 더 중량급 인사가 적당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과 관련해선 애초 남북 관련 특위를 맡기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최근엔 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임외교 특보를 맡은 상태라 당직을 맡기지 않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다.

이 대표는 7일 임 전 비서실장과 백 전 비서관,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 청와대에 있다가 당에 복귀한 이들과 만찬을 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