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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오준 대사, 강남외 지역 중·고교 특강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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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오준 전 유엔대사가 서울 중·고교 특강에 나선다. 일부 고교에서는 대학 교수가 빅데이터·로봇제작 등을 강의한다.

서울시·교육청, '비강남권 학교 집중 지원' 발표 #2022년까지 1220억원 투입, 교육 질 제고 목표 #명사 특강, 대학 연계 프로그램, 인프라 확충도 #일각에선 "강남권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 지적

5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고교-대학 연계 교육과정 신설, 사회 저명인사 111명의 '명예교사단' 운영 등을 골자로 한 비(非) 강남권 학교 집중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를 제외한 학교에 4년 간 1220억원을 집중 투자해 교육의 질을 높인다. 올해 373억원을 투입한다.

고교-대학 연계 교육과정은 52개 대학의 교수진이 고교에서 강의한다. 정규과정, 방과후교육, 진로진학, 동아리활동 4개로 구성되며 세부 강좌내용은 대학과 고교의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4월부터 구일고(구로구), 삼각산고(강북구) 등 25개 고교에 강의가 개설된다.

박원순 시장과 오준 대사 등 사회 각계의 저명인사 111명이 중·고교를 방문해 특강을 하는 '명예교사단'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특강을 원하는 중·고교가 서울시 홈페이지를 방문해 명예교사단 참여를 신청하면 서울시가 강사와 매칭하는 방식이다.

명예교사단은 ▶경제 ▶국제·문화 ▶예술·체육 ▶방송·언론 ▶법률·의료 등 5개 분야에서 활동 중이거나 은퇴한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했다. 박 시장과 오 대사 외에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한종률 도시건축 대표, 주명룡 국제노령연맹 이사, 이강현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익주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장, 조준호 MBC 유도 해설위원 등이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오준 전 유엔대사 [연합뉴스]

오준 전 유엔대사 [연합뉴스]

비 강남권 학교의 교육 인프라 확충에도 투자한다. 경기기계공고(노원구)에 실외비행장과 연습장, 교육장을 갖춘 드론교육시설을 짓는다. 여기에 16억원의 예산을 들인다. 금천문화예술정보고(금천구)와 서울산업정보고(관악구), 서울공업고(동작구)에 각각 1억원을 투입해 드론과학실을 조성한다.

디지털교과서와 스마트패드, AR·VR·영상장비를 갖춘 미래형 교실도 매년 30개교씩 4년간 120개교에 설치한다.

벽면거울, 음향·방송·조명시설 등을 갖춘 예술활동 전용 연습실과 공연장을 갖춘 예술활동 특별교실도 4년간 108개교에 조성할 계획이다.

학교 내에 실내체육관·도서관·공연전시실·헬스장 시설을 만들고 이를 주민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 공간으로 만든다. 올해는 동의초(광진구)·용마초(광진구)·신창초(도봉구)·한천초(노원구), 상명중(노원구)·구산중(은평구) 등 6개교에서 실내체육관을 짓는다. 추후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체육공간으로도 개방한다.

2018 이러닝 코리아 국제 박람회에 나온 초등학교 디지털 교과서. [연합뉴스]

2018 이러닝 코리아 국제 박람회에 나온 초등학교 디지털 교과서. [연합뉴스]

교육계에서는 이같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이같은 계획에 대해 "강남권 학생에 대한 역차별"이자 "겉보기만 화려한 보여주기식 교육"이라고 우려한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학교 교육 내실화를 통해 기초학력 향상을 요구하는 학생·학부모의 목소리가 크다"면서 "외부 인사가 학교를 방문해 경험과 철학을 강연하는 것도 좋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학습의 공간이 돼야할 학교의 본질적 기능이 저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강남의 한 사립고 교장은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학생들을 역차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종이 대입의 대세가 된 만큼 고교 시절 명사 강연이나 대학 연계 프로그램 등은 대학 입시에 매우 중요한 경험"이라면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강남 3구 학생만 제외하고 시행한다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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