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제40기KT배왕위전 : 최철한 9단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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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제40기KT배왕위전'

<4강전 하이라이트>
○ . 서무상 6단  ● . 최철한 9단

힘이 있으면 편하다. 선수들끼리니까 어린애 팔목 비틀기식으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힘이 있으면 거래에서 손해 볼 일은 없다. 바둑판의 힘은 수읽기에서 나온다. 수읽기는 총구와 같다.

장면도=서무상 6단이 42로 뻗자 최철한 9단도 43으로 뻗어 버렸다. 출구가 열려 있는 백에 비해 흑이 더 약해 보이지만 A의 타협은 생각지도 않는다. 이리하여 흑과 백은 두 마리의 수탉처럼 볏을 꼿꼿이 세웠다. 44로 백이 먼저 달려들었다. 흑은 궁해 보인다. 안에서 살길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백과의 수상전인가. 흑의 타개가 무척 어려운 대목이다.

참고도1(실전)=최철한 9단은 흑1로 하나 붙이더니 3으로 달려간다. 비참하지만 안에서 살자는 뜻인가. 아니다. 흑3은 깊은 수읽기를 내포한 강수였고 그 뜻을 이해한 서무상 6단은 백4로 꼬리를 내리고 있다. 그 틈에 흑은 5로 훌쩍 건너갔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숨어 있는 것일까.

참고도2(백 사망)=백1로 막고 싶다. 서무상 6단도 이곳만은 목숨을 걸고 막고 싶었다. 그러나 흑은 2로 두는 무서운 한 수를 준비하고 있다. 흑2는 백△ 두 점을 위협함으로써 흑▲ 한 점을 저절로 구출하고 있다. 동시에 백의 퇴로를 막고 있다. (백A는 흑B) 따라서 이제부터 흑백 간에 생사를 건 수상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 싸움은 흑이 이긴다.

1라운드는 흑이 득점을 올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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