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된 채로 끝나면서 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특별한 일정 없이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머물며 오전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하노이의 베트남-북한 우정 유치원을 깜짝 방문할지 한때 관심이 쏠렸다.
이날 유치원 입구에는 인공기와 베트남 국기, 환영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또 유치원 어린이들이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고 페이스 페인팅을 한 채 도열한 모습과 아리랑 반주를 틀어 놓고 공연 연습을 하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나 북측 대표단의 방문을 기다리며 연습을 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우정 유치원은 베트남이 북한으로부터 원조를 받던 1978년 세워졌다.
김일성 북한 주석의 이름을 딴 김일성 반이 따로 있고 김 주석과 호찌민 전 베트남 주석 초상화도 걸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중 김 위원장의 방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김 위원장은 베트남 방문 일정을 앞당겨 오는 2일 오전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라고 외교소식통이 1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하노이 바딘 광장 주변에 있는 전쟁 영웅·열사 기념비와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 묘에 헌화한 뒤 서둘러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승용차로 중국 접경인 베트남 북부 랑선성 동당역으로 이동한 뒤 특별열차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김 위원장은 2일 오전 베트남 권력서열 2, 3위인 응우옌 쑤언 푹 총리, 응우옌 티 낌 응언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같은 날 오후에 출발할 예정이었다. 김 위원장의 귀국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푹 총리, 응언 의장과의 면담 일정을 1일 오후로 급히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앞서 1일 오후 주석궁 앞에서 열리는 환영식에 참석한 뒤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한다.
이날 저녁에는 베트남 정부가 마련한 환영 만찬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만찬장은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2차례 사전 답사한 것으로 확인된 국제컨벤션센터(ICC)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2일 베트남을 떠난 이후 김 위원장이 중국에서 광저우 등 남부의 개혁개방 상징 도시들을 들러볼지, 곧바로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진핑 중국 구가 주석과 만날지, 아니면 평양으로 곧장 돌아갈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