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문화cafe] 배꼽 빠질걸 쉽고 재밌는 오페라 … 5분마다 웃음폭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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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 피가로는 온갖 방해와 술수로 어려움에 처한 알마비바 백작의 해결사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 역을 맡았던 윤영석이 출연한다.

로지나와 결혼해 그녀의 재산을 차지하려는 바르톨로(右)는 음악교사 바질리오(左)를 가짜 증인으로 내세운다.

'뮤지컬보다 재미있는 오페라'를 자처한 '세비야의 이발사'는 쉽고 재미있는 소극장 오페라다. 연출가 박경일씨가 이끄는 '오페라 무대 신(新)'이 200회 공연 기록을 수립한 작품이다. 극적인 재미를 보태기 위해 조연에는 연극 배우를 과감히 기용했다. 음악 못지 않게 줄거리 전달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음악으로 대사를 처리한 레시타티보를 과감히 생략해 공연 시간을 2시간으로 줄였다. 덕분에 원작의 의도대로 5분에 한 번꼴로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나온다. 사실 로시니의 원작처럼 이탈리아어로 속사포처럼 대사를 뱉어낸다면 자막(字幕)을 들여다봐도 무슨 얘기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국내에서 코믹 오페라가 자주 상연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작품은 가난한 학생 린도르, 술취한 군인, 가짜 음악선생으로 변장해 부잣집 상속녀 로지나와 결혼하는 데 성공하는 알마비바 백작의 얘기다. 로지나의 후견인을 자처하면서 로지나를 넘보던 돈 바르톨로도 이발사 피가로의 계략과 기지에 결국 항복하고 만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유령 역을 맡았던 바리톤 윤영석이 피가로 역으로 출연한다. 같은 역에 바리톤 정건채.김태완이 함께 캐스팅됐다. 여주인공 로지나 역에는 소프라노 고선애.김은경, 알마비바 백작 역에는 테너 최윤호.윤대영, 바질리오 역에 베이스 이정근.이승안, 바르톨로 역에 베이스 박태경 등이 출연한다. 공연개막 오후 8시. 토 오후 4시, 7시, 공휴일 오후 3시, 6시. 월 쉼. 3만~5만원.

같은 기간 중 낮에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아동 오페라'마술피리'가 상연된다. 타미노 역에 테너 문제성.김대헌, 파미나 역에 소프라노 신자민.박선하, 밤의 여왕 역에 소프라노 이미숙.김성아 등 신예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평일 오후 3시, 토.일 오후 1시. 2만~4만원. www.tdream.co.kr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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