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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김정은 담배, 상당히 인간적…이미지 정치 잘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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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해 화동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도착해 화동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흡연 장면에 대해 “상당히 인간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김 위원장이) 이미지 정치 차원에서 장시간 고생을 하고 있다”며 “가다가 내려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내가 볼 때는 상당히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그의 곁에서 재떨이를 받치는 모습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이 들고 있는 것보다 동생이 들고 있는 게 훨씬 자연스럽지 않나. 다른 사람이 들고 있으면 아부한다고 그런다”면서 “이미지 정치를 잘한다”고 평가했다.

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을 보면 할아버지(김일성)의 이미지를 자기 국민한테 부각하는 걸 통해 리더십을 강화해나가려는 측면이 있다”면서 “할아버지가 갔던 길을 다시 한번 가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 그 나이에 중절모 쓰고 다니던 것도 그게 할아버지가 하던 짓”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2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지난해 6월 1차 회담 때보다는 좀 더 큰 성과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톱다운 방식으로 일을 시작했고, 특히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했다. 북측도 외무성 라인이 아니라 핵 전문가인 김혁철에게 대미 특별대표라는 직함을 주고 비건과 협상을 하도록 했다”며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직영 체제로 회담을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정상의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작년보다는 내용이 좀 있는 선언문이 나오지 않겠는가”라면서 “작년에는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큰 그림만 합의를 했다면, 이번에는 이 사업들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봤다.

구체적으로 “상응 조치는 바로 제재 완화라든지 이런 반대급부가 아니라 북한은 새로운 북미 관계를 위해서 미국이 뭘 할 것인가, 연락 사무소는 언제까지 만들어줄 것이냐, 그다음에 종전 체제·평화 체제 구축은 어떤 식으로 정리할 것이고, 언제부터 누가 참여하는 것인지 등의 얘기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천리마민방위’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대한 발표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일종의 반(反)김정은 캠페인 차원에서 하는 행동”이라며 “국제사회에서 김정은에 대한 반감 내지는 나쁜 여론이 일어나면 정상회담이 잘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회담에는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했다. ‘천리마민방위’는 김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암살된 뒤 그의 아들 김한솔을 구출해 보호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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