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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오늘 저녁은 친교 만찬”… 내일이 본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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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만찬으로 하노이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만찬은 하노이가 처음이다. 당일 회담이었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두 사람의 식사는 오찬에 그쳤다. 그런데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김 위원장과 간단한 단독 회담(brief one on one)과 인사(greeting)를 나눈 뒤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한다. 백악관 세라 샌더스 대변인이 26일 하노이로 향하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밝힌 일정이다.

트럼프·김정은 만찬 전 단독 회담 #시간 짧아 의제 본격 논의 힘들 듯 #싱가포르 때처럼 산책 환담 연출 #국가 영빈관이나 회담 호텔 물망

눈길을 끄는 건 만찬의 성격을 ‘친교’로 정의했다는 부분이다. 비핵화 및 미국의 상응조치 등 의제와 관련한 논의는 첫날에는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친교 만찬은 업무 만찬(business dinner)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첫날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로 양측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관측된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친교 만찬에선 안부를 묻는 정도 수준일 것”이라며 “본게임은 이틀째인 28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만찬엔 미국 측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김 위원장의 참모 2명이 참석한다. 양측 통역도 1명씩 배석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 측에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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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정상은 정상회담 기간 중 최소 다섯 번 이상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28일 (양 정상이) 여러 차례 회담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서 총 4시간45분 만나는 데 그쳤던 것보다 만남 횟수도, 시간도 길어졌다. 28일 단독 및 확대 회담을 가진 뒤 양 정상은 ‘하노이 선언’을 발표할 전망이다. 싱가포르 회담에 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에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회담 때는 정상회담을 마친 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했다.

양 정상이 산책 등 환담하는 장면을 어디에서 어떻게 연출할지도 관심사다. 회담장은 하노이의 최고(最故) 호텔인 메트로폴이다.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박철 조선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이 베트남에 도착한 후 26일을 제외하고 매일 방문해 동선을 점검하고 내부를 살핀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 호텔의 유럽식 정원 및 골프장을 거닐며 담소하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카펠라 호텔에서 회담 후 호텔 내부 정원의 오솔길을 미소 지으며 함께 산책했다. 베트남 정부의 국영 영빈관도 거론된다. 영빈관은 북한의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이 묵은 곳이다. 영빈관 내 분수대가 놓인 정원은 이번 주 내내 금속탐지기를 동원한 탐색 작업과 도색 등 환경 미화 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영빈관 인근 오페라하우스도 웅장한 건물이라는 점에서 정상회담 기간 중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현지에서 계속됐다. 이곳도 회담을 앞두고 꽃꽂이 등 각종 미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메트로폴 호텔과 영빈관·오페라하우스는 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차로 5분 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는 하노이 남서쪽 아래의 JW 메리어트 호텔에선 다소 거리가 있어 30분 정도 걸린다.

하노이=전수진·이유정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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