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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만 폐기땐 ‘스몰딜’ 미공개 시설 포함땐 ‘빅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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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미 정상회담 올 가이드

트럼프(左), 김정은(右)

트럼프(左), 김정은(右)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비핵화 조치 및 상응조치를 두고 ‘스몰딜’ ‘빅딜’이라는 용어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도대체 ‘스몰딜’은 무엇이고, ‘빅딜’은 뭘까. 스몰딜과 빅딜을 칼로 무 자르듯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외교가에서도 비핵화 조치의 수준과 범위, 과정을 담은 시간표(로드맵) 여부 등에 따라 스몰딜과 빅딜을 가르기는 하지만 일치된 견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빅딜·스몰딜 어떻게 다른가 #미국은 영변+α 원하지만 북한 버티기 #폼페이오 “요구 60%만 들어줘도 다행”

그럼에도 크게는 비핵화 조치 수준으로 볼 때 스몰딜, 빅딜을 가른다. 영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설의 동결·가동 중단에 머물 경우 스몰딜로 평가된다. 이에 대한 검증·폐기 수준으로 가야 최소한 스몰딜은 넘어선 것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북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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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조치 범위, 즉 이른바 ‘영변 핵시설+α’로 스몰딜, 빅딜을 나눌 때도 많다. 즉, 북한 핵의 핵심이랄 수 있는 영변 핵시설의 동결·폐기에 그칠 경우 스몰딜, 영변 핵시설 외에 우라늄·플루토늄 시설의 신고와 폐기 및 검증, 핵탄두의 해체·반출, 핵물질 폐기까지 동반되면 빅딜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래서 현재 일반적으로는 영변에 국한된 비핵화를 스몰딜로 보고, 영변을 넘어서 공개되지 않은 핵시설까지 포함한 비핵화를 빅딜로 간주한다.

스몰딜, 빅딜 못지않게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란 용어도 자주 거론된다. CVID는 영문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의 앞글자다. FFVD는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의 앞글자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미국은 CVID를 강조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FFVD로 바뀌었다. 말만 달라졌을 뿐 실질적인 의미 차이는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런데 FFVD도 최근 언급 빈도가 줄어들었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스몰딜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완전한 비핵화로 상징되는 CVID나 FFVD를 쓰는 횟수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60%만 들어줘도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는 지난 24일 뉴욕타임스(NYT) 보도도 같은 맥락이다. NYT는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폼페이오의 외교안보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폼페이오가 한반도 전문가들을 만나 이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번 회담의 성과 목표를 아예 낮게 잡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NYT는 폼페이오가 72세의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절반 나이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35)에게 속지 않도록 북핵과 관련한 미국의 기존 입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하노이=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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