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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전쟁 선포한 정진석 "文정부, 주민 의견 개무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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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산하 4대강 조사ㆍ평가 기획위원회(이하 위원회)가 22일 금강ㆍ영산강의 5개 보(洑) 중 세종보와 죽산보를 해체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자 야당이 강력 반발에 나섰다.

한국당 초강력 반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보를 해체하려는 목적은 보수 정권 지우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 정권이 한 것은 전부 부인ㆍ부정하면 본인들이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김정섭)까지 나서서 공주보가 철거되면 재앙이라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막무가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보 하나당 평균 25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해체에는 1000억원이 든다고 한다. 누구를 위해서 보를 해체하는지, 4대강은 정말 문 대통령의 개인소유물이 아닌지, 그동안 투입된 세금과 해체 비용은 어디서 나오는지 묻는다”고 덧붙였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5개 보 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부분해체로 결정된 금강 공주보. [연합뉴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가 22일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된 5개 보 처리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부분해체로 결정된 금강 공주보. [연합뉴스]

한국당은 이날 충남 공주ㆍ부여ㆍ청양을 지역구로 하는 정진석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4대강 보 해체 대책특위’도 구성해 ‘물 전쟁’을 선포했다. 앞서 “문 정부는 입으로는 ‘사람이 먼저’라고 떠들면서 실제로는 현지 주민들과 농민들의 의사를 개무시하고 있다”는 개인 입장문을 냈던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기 어린 탈원전 결정과 4대강 보 해체 결정의 과정 및 배경이 샴쌍둥이처럼 닮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환경부는 ‘금강의 물이 보 설치 이후 더 깨끗해졌다’는 과학적 논문은 무시하고, 일부 과격 환경론자들의 ‘녹차 라테’ 괴담에 함몰됐다. ‘녹조 라테’는 광우병 파동을 일으켰던 ‘뇌 송송구멍 탁’처럼 국민 선동 괴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 6명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편향된 위원들이 밀실ㆍ졸속으로 결정한 ‘4대강 보 파괴 가이드라인’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 민간위원 8명 중 7명은 ‘4대강 보 철거’를 주장하거나 사업 자체를 비난한 이력이 있다. 애초부터 ‘4대강 보 철거’라는 결론을 내려놓고 짜 맞추기 불공정 심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하여 32조라는 막대한 국민 세금을 투입한 대표적인 혈세 낭비 범죄다. 이번 결정은 국민 소통을 바탕으로 정부, 민간 전문가, 시민사회가 적극 협력하여 4대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한 집단지성의 산물로서 높이 평가한다”(이해식 대변인)는 논평을 내놨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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