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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오세훈을, 한국당 지지자는 황교안을…유리된 민심과 당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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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ㆍ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일반 국민은 오세훈 후보를, 한국당 지지자들은 황교안 후보를 각각 1위로 꼽았다. 5ㆍ18 폄훼 논란과 태극기 부대로 한국당이 우경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실제로 민심과 당심이 떨어져 있다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오세훈(왼쪽부터), 황교안, 김진태 후보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으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7%는 오세훈 후보를 꼽았다. 각종 조사에서 오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입당 직후부터 ‘대세론’을 형성해 온 황교안 후보는 22%를 얻어 2위에 그쳤다. 또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과시해온 김진태 후보는 7%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호감도 조사에서도 오 후보가 41%로 가장 높았고, 황 후보(27%), 김 후보( 13%)가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당 지지층(188명) 내에서만 조사한 결과 순위는 크게 뒤바뀌었다. 황 후보는 52%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오 후보(24%), 김 후보(15%) 순이었다. 한국당 지지층 내 호감도 조사 역시 황 후보(71%)가 오 후보(49%)와 김 후보(38%)를 크게 압도했다.

이 같은 괴리는 각 후보의 선거 전략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현안에 뚜렷한 주장을 내지 않던 황 후보는 최근 들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엔 절차적 문제가 있다”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등의 취지로 강경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김진태 후보 역시 ‘보수의 아이콘’을 자처하며 ‘문재인ㆍ김정숙 특검’ 등 강성 보수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모두 전통 지지층에게 호소하는 ‘집토끼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오세훈 후보는 지속해서 ‘중도 확장성’ 주장을 펴왔다. 오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태극기 부대로부터 야유를 받으면서도 “박근혜를 극복해야 한다” “‘탄핵부정당’ 되면총선 필패한다” 등의 주장을 내놨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열린 연설회 때도 그는 “수도권 선거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두 후보와 달리 산토끼 전략을 편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도 박근혜 후보는 당심, 이명박 후보는 민심에 앞서는 결과가 있었다. 결국 승리는 민심에 앞선 이 후보였다. 물론 이번 조사가 ‘황교안 대세론’을 꺾진 못하겠지만, 향후 황 후보가 어떤 정치적 행보를 가야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치러지는 전대는 대의원·책임당원·일반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모바일 투표 및 현장 투표(70%)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30%)를 합산해 새 대표를 선출한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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