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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대신 질서…한국당 PK 합동연설회, TK 때와는 달랐다

중앙일보

입력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 합동연설회에 각 당 대표 후보자들의 지지자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 합동연설회에 각 당 대표 후보자들의 지지자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하와 막말 논란으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부산·경남(PK) 합동연설회는 앞서 다른 지역에서 열렸을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당 지도부와 후보 측이 과격 행동 자제를 호소하면서 도 넘은 응원전 대신 질서정연한 유세전이 됐다.

합동연설회가 열린 21일 부산 벡스코에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당원과 지지자 2500여명이 모여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황교안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은 '황교안'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풍물패 공연을 펼쳤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윤재옥 후보 지지자들은 일제히 발광다이오드(LED) 응원 머리띠를 쓰고 응원에 나섰다.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은 빨간색 반짝이 상의를 일제히 맞춰 입어 눈길을 끌었다. 부산시는 응원전 과열에 따른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경찰 300여명을 배치했지만 별다른 소란은 없었다.

대구·경북(TK) 연설회에서 야유를 받아 발언까지 중단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국당 전대가 야유와 과도한 발언이 넘치며 엉망이 돼간다는 우려가 크다"며 "야유가 나올 때마다 박수 소리로서 야유를 덮어주십시오"라고 호소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막말 릴레이'로 전대 분위기를 흐렸다는 비판을 받은 청년최고위원 김준교 후보도 "그동안 사려 깊지 못하고 다소 과격한 언행으로 우리 당 축제인 전대에 누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며 '문재인 탄핵' 등 극단적 발언을 자제했다.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본거지인 PK를 대상으로 한 합동연설회인 만큼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이 행사장을 메웠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김경수 구하기'에 혈안이 된 여당은 법도 없고 국민도 없다. 김경수가 깃털이어서 그렇다"며 "댓글 조작의 최대 수혜자가 문재인 대통령인만큼 대통령은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지금 문재인정권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20∼30년 좌파독재하겠다며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 여러분이 중심이 돼 악정과 폭정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부산지역대학 민주동문회 연석회의 등은 이날 행사장에 세워진 김진태 후보 지지버스 앞에서 '5·18 폄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5·18 망언' 3인의 얼굴을 바퀴벌레에 합성한 플래카드 옆에서 바퀴벌레약을 뿌려놓는 퍼포먼스도 했다.

이날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는 막판 스퍼트를 알리는 자리였다. 합동연설회는 오는 22일 경기 성남에서의 서울·인천·경기·강원권 합동연설회만을, 당 대표 후보들이 참여하는 TV 토론회는 이날 밤과 23일 두 차례만을 남겨놓고 있다. 23일부터는 선거인단 모바일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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