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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 복구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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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해 미국 멕시코만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본 일부 지역 복구에 수천 명의 중국인 노동자가 투입될 전망이다.

LA 타임스는 인구 7600명의 미시시피주 딜버빌시가 카트리나 피해의 빠른 복구를 위해 중국 건설회사에 도시 재건 사업을 맡기는 방안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뉴올리언스 북동쪽에 위치한 딜버빌시는 지난해 8월 카트리나로 전체 주택.공공건물.상업시설의 약 35%가 파손됐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폐허로 방치돼 있다. 보험사와의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데다 연방정부 주도의 피해 복구 사업이 대도시 중심으로 이뤄지는 바람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딜버빌시의 러스티 퀘이브 시장은 "더딘 연방정부 주도의 피해 복구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우선 베이징건설엔지니어링과 베이징국제도시건설 등 2개 회사 책임자들과 만나 이들의 구체적인 복구 계획을 들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퀘이브 시장이 중국 건설사에 도시 재건 사업을 맡기려는 가장 큰 이유는 값싼 중국인 숙련공과 저가의 중국산 자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베이징 지역 도급 순위 10위 안에 드는 이들 회사는 2008년 올림픽 건설 사업과 기니.예멘.이란 등 해외 사업에도 참여한 경험이 있다.

문제는 수천 명에 이르는 중국인 노동자의 단기 체류 비자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점이다. 미 행정부의 연간 외국 노동력 수입 쿼터가 6만6000명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퀘이브 시장은 "카트리나와 리타.윌마 등 계속된 허리케인으로 120만 채 이상의 건물이 피해를 본 멕시코만에선 노동력을 구하기가 힘들고, 지금 투입된 인력도 대부분 라틴계 불법 이민자"라며 "우리는 합법적인 중국 노동자들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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