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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이 여성을 억압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성일탈은 남녀불평등이 원인이며 이로 빚어지는 성폭력은 생애에 걸쳐 여성을 통제하고 불평등한 상태로 묶어놓아 성이 여성 억압의 주요수단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16∼17일 이화여대 국악연주실에서 성을 주제로 열리는 한국여성학회 제5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성심여대 이금자교수(사회학)는「성일탈과 여성」을 통해 『강간·매매음·성폭행·미혼모·미혼부·외도·간통등 성일탈은 남자에게는 성적자유와 특권으로, 여자에게는 성적억압이라는 2중구조를 지님으로써 여성차별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성일탈은 직접적인 여성통제 수단이되는 동시에 여성 전체에 피해자 역할을 학습시킴으로써 간접적으로 가부장적 통제를 강화한다는 것.
그는 성일탈에 대한 엄격한 사회통제방법을 강구할 것과, 남성의 성적우월주의 폐지및 여성의 성의 자기결정귄 보장이되는 성적 민주주의실현을 촉구한다.
한양대 심영희교수(사회학)는 「성폭력의 실태와 법적통제」를 통해 『성폭력은 일어난 사건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폭력의 악순환」을 통해 여성을 통제하고 불평등한 상태로 묶어놓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살인·강도·강간·방화등4대 강력범죄중 강간이거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근래들어 강간·간통·기타 음란행위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낙태·윤락행위·혼인빙자 간음등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
즉 ▲강간은 75년 2천7백94건에서 87년 5천34건으로▲간통은 75년 2천3백81건에서 87년 8천7백37건으로▲인신매매는 87년 1백96건에서 88년 3백49건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성폭력에 대한 법규정들이 성차별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형사법체계 역시 느슨한 처분(강간 기소율 46%, 살인·강도기소율 73.8%)을 하고있어 문제』라고 지적 한다.
동국대 황필호교수(철학)는「서양사상에서의 성」을 통해『우리나라의 성문화는 성교의 문화」, 극단적으로는 성기문화라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동·서양에 팽배해 있는 남성우위사상을 타파하고 성의 여러가지 기능, 즉 출산의 성, 낭만적 성, 휴식을 취하는 성, 대화를 위한 인간적인 성등을 인정함으로써 올바른 성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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