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문턱서 멈춘'스위스 시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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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4경기 2승2무, 4득점에 무실점.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스위스가 남긴 성적표다. 스위스는 G조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고 2승1무(프랑스 0-0, 토고 2-0, 대한민국 2-0)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27일(한국시간) 쾰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16강전에서도 연장전까지 0-0으로 마쳐 4게임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독일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중 유일한 무실점 팀이다. 그런데 탈락했다. 승부차기에서 우크라이나에 0-3으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승부차기는 공식적으로 '무승부'로 기록된다.

4경기 무실점 탈락도 축구사에 남을 진기록이지만 승부차기 무득점 패배도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 승부차기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이다.

양팀의 16강전은 연장전까지 120분간 지루하게 이어졌다.

독일 월드컵 첫 승부차기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의 첫 번째 키커는 첸코였다. 그러나 이 '득점기계'도 승부차기의 부담을 떨치지 못한 듯 낮게 깔아찬 공은 스위스 골키퍼 파스칼 추베르뷜러의 손에 걸렸다. 스위스 응원단에서 승리를 확신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 함성이 스위스 선수들을 더욱 긴장시켰을까. 스위스의 1번 키커 마르코 슈트렐러는 골키퍼 정면으로 공을 찼고, 2번 키커 트란퀼로 바르네타는 크로스바를 맞혔으며, 세 번째 리카르도 카바나스의 슛은 골키퍼 발에 걸렸다. 우크라이나 4번 키커 올레흐 후세프의 강력한 슈팅이 네트를 가른 순간 세 시간 가까이 진행된 경기가 막을 내렸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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